당헌·당규에 명문화 계획… 국민통합특위 "지역주의 극복, 호남에 제2지역구 운동도 추진"
  •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호남민심 끌어안기에 박차를 가하는 미래통합당이 20일 현역 의원들의 호남지역 명예의원 위촉과 비례대표 당선권에 호남 인사 우선 추천 제도를 추진하는 방안을 내놨다.

    수해복구활동, 5·18민주묘지 참배 등 호남과 접점을 넓혀가던 통합당이 본격적인 '친호남' 정책으로 호남과 중도층을 품으며 영남권 정당이라는 한계를 깨기 위한 노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자칫 '집토끼'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 당내 반발도 예상된다.

    "망국적 지역주의 극복하고 국민통합 하겠다"

    정운천 통합당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당은 앞으로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자 한다"며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진정성 있게 호남민들에게 다가가겠다. 호남에 더 많은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국민통합특위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직속으로 지난 12일 발족했다. 그동안 호남민심에 소홀하며 지난 4·15총선에서 호남지역구 28곳 중 18곳에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통합당이 전국정당으로서 미흡했던 부분을 반성하며 호남민심을 얻기 위해 출범한 기구다.

    국민통합특위는 향후 △호남 제2지역구 갖기 운동 △호남지역 인사 비례대표 우선 추천제를 주요 과제로 삼고 추진하기로 했다.

    호남지역-영남 의원 자매결연 추진

    '호남 제2지역구 갖기 운동'은 호남 지방자치단체 41곳 모두에 현역 의원을 명예의원으로 위촉하고 자매결연을 맺는 방안이다. 제2지역구로 맡은 의원이 중점 법안이나 예산 등 지역 현안의 해결을 돕기로 했다. 영남 의원들부터 순차적으로 위촉해 지역주의를 타파할 방침이다.

    의원들의 지역방문 일정도 세운다. 지난 수해복구활동 등 특별한 이슈 없이 호남을 찾지 않는 통합당 의원들이 현장에서 민심을 청취하기 위함이다. 정 위원장은 "호남 명예의원들이 현장에 뛰어들어 친호남 정당으로 거듭나는 노력을 펼칠 예정"이라며 "많은 분들이 신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인사 비례 당선권 25% 추천 당헌·당규 명문화

    '호남지역 인사 비례대표 우선 추천제'는 다음 총선에서 비례대표 '당선권'(1~20위) 이내 25%를 호남지역 인재로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당헌·당규에 명문화하는 방안이다. 경쟁력 있는 호남 인사를 육성해 지역주의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정 위원장은 "선거에서 낙선할 것을 뻔히 알면서 당협위원장이 되겠다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지금 호남에 누가 씨앗을 뿌릴 수 있겠는가. 씨앗을 뿌려 열매를 맺을 수 있는 희망을 주는 것이 비례대표 우선 추천 제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헌·당규의 개정은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의 추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다 자칫 호남 인사를 배려하다 영남권의 '집토끼'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이 같은 우려에 정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당헌·당규 개정에 어느 정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 4년 뒤를 바라보고 하는 정책이니만큼 개별 의원을 찾아 설득할 방침이다. 국민통합특위 부위원장은 지역을 안배해 호남 3명, 영남 3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통합특위가 진행하는 일에 대해 당내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의원들을) 설득해 국민통합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며 "의원총회나 개별적으로 말씀드렸을 때 공감을 많이 주셨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과 소통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

    전날 광주를 찾아 보수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5·18민주묘지에서 무릎 꿇고 울먹이며 그간 통합당이 호남에 소홀했던 것을 사죄한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도 호남민심에 다가가기 위한 행보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어제 광주에서 보여드린 모습은 역사의 매듭을 풀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며 "시대정신에 부흥하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 혁신을 통해 현재 난국을 극복해 나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