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자체장과 방역회의… 文 발언은 48분 만에, 지자체장 발언은 5시간 뒤에 공개해 물의
  • ▲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우한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자신있게 말하지만 우리의 코로나 상황은 여전히 통제 및 관리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및 수도권방역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수도권방역대책회의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개월 동안 확인된 사실은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정부의 방역지침과 기본적인 방역수칙만 잘 지키면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 코로나 방역을 잘 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채택한 투명·개방· 민주의 원칙은 세계적 모범이 됐다"고 자화자찬했다.
     
    코로나 엇갈린 판단… 文 "통제 범위" VS 박원순 "중대고비"

    그러나 문 대통령의 상황판단은 확진자가 속출하는 서울시와 방역당국의 판단과 사뭇 달랐다. 

    박 시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오늘 이후 서울시에서 3일간 일일평균 신규 확진자가 30명을 넘어서거나 또는 병상 가동률이 70%에 도달하는 등 공공의료체계에 부담이 될 정도에 이르면 종전의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 시장은 특히 "이런 상태가 유지된다면 한 달 후 하루 확진자가 8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고도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같은 날 "수도권의 경우 1차 유행이 3~4월에 2~3개월 걸쳐 있었고, 한동안 많이 줄었다가 5월 연휴로부터 촉발된 2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靑, 文 발언 48분 만에…지자체장 발언은 5시간30분 뒤에

    한편, 이날 청와대가 방역대책회의에 참석한 수도권 지자체장들의 발언을 뒤늦게 공개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오전 10시48분에 공개했다. 오전 10시 회의를 시작한 지 48분 만이었다. 반면, 박 시장 등 수도권 지자체장들의 발언은 5시간30분 만인 오후 15시30분에 공개했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이 공개한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박 시장은 코로나 상황과 관련 "생활 속 거리 두기 시행 이후 확진자가 지속 발생하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이 10%에 이르는 등 현 방역상황이 다시 중대고비"라고 주장했다. 이는 "코로나 상황은 여전히 통제 및 관리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문 대통령과 박 시장이 회의 과정에서 이견을 보였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비중있게 보도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공개 시점을 조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