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수도권 환자, 한 자릿수 될 때까지 방역 강화"유흥주점은 물론, 학원이나 PC방 갈 때도 QR코드 찍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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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내 우한코로나(코로나19) 집단감염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고위험군에 속하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n차 전파'가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이에 정부는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를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 ▲ 우한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사무실이 4일 오후 임시 폐쇄돼 있다. ⓒ권창회 기자
"수도권 환자, 한 자릿수 될 때까지 방역 강화조치 무기한 연장"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오는 14일이 시한인 수도권 방역 강화조치를 무기한 연장한다고 밝혔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 방역 강화조치 연장에 대해 "종료 기한을 정하지 않고 수도권 환자 발생 추이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 때까지 계속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서 시행키로 했던 △박물관·동물원 등 공공시설 8천여곳의 운영중단 △유흥주점·학원·PC방 등 고위험시설 운영 자제 △수도권 주민 대외활동 자제 등의 조치가 계속 유지된다. 또 고위험시설에는 유흥주점과 노래연습장 등 기존 8개 업종 외 함바식당(공사현장 식당), 인력사무소, 포교시설 등을 포함하기로 했다. 특히 고위험시설에만 적용되던 전자출입명부 의무화 제도는 수도권 학원과 PC방으로 확대된다.
방역당국은 신속한 진단과 추적 강화를 위해 고시원, 쪽방촌 등 방역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선제적 선별검사도 진행한다. 여름철을 맞아 비말 차단 마스크 공급을 확대하고,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도록 홍보와 계도, 행정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쇼핑, 외식, 스포츠 등 활동별로 감염 위험도를 평가·공개해 국민들이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박 1차장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경우 빚어질 수 있는 등교 수업 차질과 생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수도권에 집중된 연쇄감염 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조치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번 주에도 40~50명의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발생한 국내 환자 중 96.4%가 수도권에서 나왔다"며 "집단 발병 사례의 첫 환자가 밝혀졌을 때는 이미 3차, 4차 전파가 됐을만큼 확산 속도도 빨라 방역당국의 추적 속도가 확산 추이를 충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학원·PC방도 전자출입명부 의무화… 추가 확진 56명 중 42명이 수도권
박 1차장은 "현재 수도권 상황이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며 "감염사태가 대규모로 확산된 상태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가 되지 못한다면 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나 다음 단계 이행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하루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수는 이틀 만에 50명대로 올라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2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56명 늘어난 1만2003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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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확진자 56명 중 지역사회 감염 사례는 43명으로 대구에서 확진된 1명을 제외한 42명이 수도권(서울 24명, 경기 18명)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13명은 해외 유입 사례로 10명이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고, 다른 3명은 검역 통과 이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1명씩 확인됐다.
- ▲ 12일 직원과 이용자 등 13명이 무더기로 확진판정을 받은 서울 도봉구 소재 성심데이케어센터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권창회 기자
이날 추가로 확인된 환자들을 나이대로 보면 고위험군인 60대 이상 환자는 16명이었다. 60대 13명, 70대 2명, 80세 이상 1명 등이다. 그 외 10대 3명, 20대 11명, 30대 8명, 40대 1명, 50대 17명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사망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난 총 277명(치명률 2.31%)이 됐다. 완치 환자는 15명 늘어난 1만669명(완치율 88.9%)이다.
오전 0시를 기준으로 6월 1일부터 이날까지 확인된 지역사회 감염 사례는 총 469명으로 이 중 96.8%인 454명이 수도권에서 확인됐다. 서울 관악구 소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발 집단감염 사례는 최소 8건, 확진자는 139명으로 집계됐다. 리치웨이 방문자가 40명, 접촉으로 인해 감염된 환자가 99명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전체의 97.1%(135명)을 차지했다. 서울 79명, 경기 39명, 인천 18명이다. 그 외 충남과 강원에서 리치웨이 관련 환자가 각 2명씩 확인됐다. 리치웨이 관련 환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고위험군에 속하는 65세 이상이 62명(44.6%)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 40~64세가 59명(42.4%), 19~39세는 15명(10.8%), 18세 이하는 3명(2.2%)으로 집계됐다.
리치웨이발 'n차 감염' 확산세… 고령자로 전파돼 중증환자 증가
리치웨이발 감염 사태는 빠르게 'n차 전파'로 퍼지는 추세다. 시설별로는 서울 강남구 명성하우징 20명, 경기 성남시 소재 방문판매업체 NBS 파트너스 11명, 서울 강서구 SJ투자 콜센터 10명, 인천 남동구 예수 말씀실천교회 9명, 서울 구로구 중국동포교회 쉼터 8명, 서울 금천구 예수비전교회 8명, 서울 강남구 프린서플 어학원 7명, 경기 성남시 하나님의 교회 4명, 그 외 가족 및 기타 직장 동료 22명 등으로 집계됐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최근 수도권 유행 양상을 보면 리치웨이 등에서 증폭된 지역감염이 교회와 요양시설을 통해 고령자로 전파돼 중증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직장에서의 노출 후 신속한 자가격리 조치로 2·3차 전파를 차단할 수 있었던 쿠팡물류센터와 달리 리치웨이의 경우 방문판매 형태여서 명단을 파악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됐고, 이런 지연이 2·3차 전파로 이어진 양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물류센터는 휴게실과 식당을 통해 밀접 접촉했지만 실제 환자 발생이 많지 않았던 데 반해 리치웨이는 굉장히 좁은 환경에서 장시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노래 부르기나 음식 섭취 같은 비말이 많이 생기는 행동을 해 감염률도 높았고, 이분들로 인한 2·3차 전파도 많은 게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보다 1명이 늘어난 95명(인천 49명, 서울 27명, 경기 19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양천구 탁구장과 관련해선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총 61명(탁구장 관련 34명, 용인시 큰나무 교회 관련 27명)이 됐다. 서울 중구 소재 KB 생명보험 TM 보험대리점 관련 환자도 전날보다 1명이 늘어 총 14명이 됐다. 경기 광주시 행복한요양원에서는 요양보호사 1명이 추가 확진판정을 받아 누적 환자수는 10명이 됐다.
서울 도봉구 소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도 확진자 14명이 발생해 새로운 집단감염원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는 직원 2명과 이용자 11명 등 13명이 무더기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해당 센터는 낮에 치매 노인 등을 돌봐주는 시설이다. 지난 11일 확진된 82세 남성 환자를 포함하면 이 센터에서만 지금까지 14명이 감염됐다. 방역당국 등은 센터 접촉자 등 88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