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여야 대표로 첫 만남… "정상적으로 하자" ↔ "5일 단독개원하겠다"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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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박성원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회동했다. 21대 국회 임기 시작 후 첫 여야 대표급 만남이다.이날 김 위원장은 정부 정책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 대표가 여야 합의 없이 국회를 열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여야 대표의 첫 회동은 성과 없이 종료됐다.김 위원장과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민주당 대표실에서 회동했다. 이번 만남은 김 위원장이 먼저 이 대표에게 제안해 성사됐다.김 위원장이 먼저 "4년 전에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며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한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을 위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초기에는 방역에만 집중했지만 코로나로 인한 경제와 사회 문제를 동시에 취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김종인 "이 대표가 7선 관록 있으니, 정상적으로 해달라"그는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3차 추경에 협상할 뜻을 내비치면서 난항을 겪는 원 구성 협상에서 여당의 협치를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가 정상적으로 작동돼 이 사태(코로나)를 빨리 극복해야 한다. 정부의 노력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3차 추경안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게 개원 문제인데, 이 대표가 7선의 관록이 있으니 빨리 정상적으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범여권 협의체를 가동을 통한 독자적 개원이 아닌 여야 합의를 거쳐달라는 뜻이다.이 대표는 그러나 "원래 5일에 하도록 돼 있는 것"이라며 통합당과 합의 여부와 상관 없이 민주당·정의당·열린민주당·시대전환·기본소득당 등 범여권 단독으로 개원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두 사람의 회동은 대변인·사무총장 등 배석자 없이 비공개 10분을 포함해 총 18분 만에 끝났다.김 위원장은 비공개 대화에서도 이 대표에게 원 구성 협조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회를 나오면서 원 구성 협조 요청에 따른 반응을 묻는 질문에 "그건 내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협조를 잘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총선 맞대결서부터 공천 컷오프까지…32년 '악연'두 사람은 1988년 13대 총선 당시부터 32년간 질긴 '악연'으로 유명하다. 당시 두 번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김 위원장은 민주정의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첫 지역구 선거로 3선을 노렸다. 하지만 평화민주당 후보였던 이 대표에게 5000여 표(4%p) 차로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이후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비대위 대표였던 김 위원장이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이 대표를 컷오프(공전배제)했다. 이 대표는 컷오프에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세종에 출마해 당선한 뒤 복당했고,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고 당을 떠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