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직원들이 24시간 가족처럼 생활" 자평… 사회복지모금회는 "회계평가 낙제점"
  • ▲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집.ⓒ이종현 기자
    ▲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집.ⓒ이종현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자신들의 펜션처럼 운영해온 경기도 안성 쉼터 사업과 관련 100점 만점에 71점으로 '셀프 점수'를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미래통합당 정진석의원실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 치유와 평화의 집 사업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정대협은 2012년 8월부터 2015년 6월까지의 사업성과를 자체평가해 모금회에 보고했다. 10개 항목에 10점씩 할당해 총 100점 만점이었다. 당시 대표자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었다.

    10개 항목에 10점씩 평가…'직원 자격' 평가에 만점

    정대협은 이 중 '직원의 자격 및 능력은 본 프로그램을 수행하기에 어느 정도 적절했는가'를 묻는 항목에 10점 만점을 줬다. 만점을 준 이유로는 "(안성 쉼터) 상주 직원은 24시간을 대상자들과 함께 생활하기에 가족 같은 관계를 맺고 활동하고 있다"고 적었다.

    '외부자원(인적·물적) 동원이 활발하게 이뤄졌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9점을 줬다. 정대협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활동가들의 꾸준한 참여로 인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준 항목은 '참여자들은 본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가'로, 8점을 매겼다. "계획 대비 대상자의 수는 적어지고 있으나, 대상자들의 활동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똑같이 8점을 준 '사업은 실인원 수의 개인적 상황이나 문제 해결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가' 평가에는 "사업의 프로그램은 대상자들의 심리적 안정, 육체적 안정에는 만족을 줬다"고 적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할머니들이 만족했다"가 아닌 할머니들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만족을 줬다"고 단정한 것이다.

    '사업·예산지침 준수' 평가항목엔 7점

    '사업·예산과 관련한 안내 지침, 절차 등을 준수해 사업을 운영했는가' 항목에는 7점을 주며 "노력하고 있다"고만 했다.

    '계획 대비 목표 달성 정도는 어떠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항목 중 가장 낮은 점수인 5점을 주며 "2014년에 비해 2015년은 프로그램의 양은 넓어졌으나 참여 대상자(할머니)의 축소로 인해 목표 달성도는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활동가들의 꾸준한 참여로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진행하나 할머니들의 수가 적어 본인들의 목표달성치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총점 71점으로 안성 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됐다는 자체 평가와 달리 모금회의 그해 말 안성 쉼터의 사업평가는 'A'부터 'F'(E등급 제외)까지 5단계 중 C등급을, 회계평가는 F등급의 '낙제점'을 매겼다.

    野 "할머니들이 존재조차 몰랐던 안성 쉼터 평가는 어불성설"

    이에 통합당 관계자는 "애당초 할머니들은 존재조차 몰랐다는 안성 쉼터에 대해 평가를 운운하는 것조차 어불성설"이라며 "가족 같은 관계, 할머니들의 심리적 안정 등 등장하는 단어들도 현실과는 전혀 다른 자신들만의 셀프 칭찬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윤 당선인과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을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18일 동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안성 쉼터와 관련 "나는 그런 것을 지은 지도 몰랐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