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제기하면 "친일세력" 비난, "예의 갖춰라" 적반하장… "시민단체 눈치 보기" 비판
  • ▲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인사들이 윤미향 민주당 당선인의 의혹 제기에도 비판을 하지 않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인사들이 윤미향 민주당 당선인의 의혹 제기에도 비판을 하지 않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유력 정치인들이 정의기억연대 대표 시절 자금 유용과 회계부실 의혹을 받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현직 당 대표부터 차기 당권주자들까지 윤 당선인을 감싸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여권 내 시민단체의 성역화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해찬 "신중하게 접근" 윤미향 감싸기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당선인 관련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이해찬 대표가 제대로 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당 지도부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 민주당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김두관 의원과 송영길 의원이 윤 당선인을 감싼 데 이어 현직 당 대표인 이 대표마저 '윤미향 감싸기'에 동참한 것이다. 

    앞서 김 의원은 윤 당선인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쪽을 "친일세력"이라고 비판했고, 송 의원도 "윤 당선인에 대해 예의를 갖춰야 한다"며 윤 당선인을 감쌌다.

    또 다른 유력 당권주자이자 대권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 위원장은 19일 국회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의견교환을 책임 있는 당직자와 했다"며 "당에서 검토한 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을 민주당 지도부에 넘겼다.

    "윤미향, 시민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

    여권의 당 대표부터 유력 당권·대권주자들이 윤 당선인의 의혹 규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 한 재선 의원은 "유력 정치인이라는 분들이 윤미향 당선인을 이렇게 감싸고 도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깔끔하게 밝히고 검증하면 되는데 누가 먼저 나서서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하는 듯한 인상"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해찬 대표가 이제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데 굳이 우리 지지자들과 당 구성원들에게 욕먹으면서 마지막을 장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김두관 의원이나 송영길 의원도 당의 최고참급으로 발언을 좀 신중하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野 "시민단체 눈치 보기"

    야권에서는 외곽세력으로 민주당의 뒤를 받치는 시민단체 '눈치 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뜻이 다르면 노골적으로 배척하는 문화가 있는 것이 좌파 시민단체의 특징"이라며 "당권과 대권을 노리는 사람이 이들과 척져서 좋을 게 뭐가 있나. 윤미향이 그만큼 시민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이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