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지 않을 이유가 뭐냐" 이태규, 보훈처에 '버럭'… 보훈처 "주요 공당 대표만 초청"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국민의당 시절 '호남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초청장'이 없어 18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행사를 주관한 국가보훈처에 강력히 항의했다. 기념식에 초청받지 못한 안 대표는 대신 기념식 전날 광주를 찾았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제13차 최고위원회와 혁신준비위원회 분과위원장회의를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열린민주당·정의당·민생당 지도부가 광주를 찾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5·18 40주년인데도 안 대표가 서울에 남아 있는 이유는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국가보훈처 주관 공식 행사에 초청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보훈처가 안 대표를 공식 초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광주 광산을을 지역구로 둔 권은희 의원은 초청받아 행사에 참석했다. 지역구 의원은 부르면서 그 의원이 속한 공당의 대표를 초청하지 않은 것과 관련, 권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부르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느냐"며 보훈처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이 사무총장은 '버럭' 화까지 낸 것으로 전해졌다.

    보훈처 "엄격한 인원 통제 필요성 때문에 초청 안 해"

    보훈처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5·18 행사 참석인원을 400명 이내로 제한하는 바람에 인원을 엄격하게 통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서(초청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생활 속 거리 두기로 행사 좌석 간격 조정 때문에 주요 공당의 대표들만 초청했다는 것이다. 21대 총선에서 '3석'에 그친 국민의당으로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안 대표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38석을 얻으며 양당체제를 무너뜨리고 교섭단체를 구성했다. 특히 지역구 25석 중 호남에서만 23석을 얻으며 민주당을 제치고 호남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이에 안 대표도 의원 시절 국회 의원회관 518호를 사무실로 쓰는 등 호남을 향한 감사와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보훈처의 판단으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안 대표의 심경이 씁쓸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도 마음 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행사에 초청받지 못한 안 대표는 전날 권 의원 등과 함께 광주를 찾았다. 안 대표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광주를 찾은 것은 2017년 37주년 기념식 이후 3년 만이다. 38주년 기념식은 당시 서울시장후보로 서울시청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고, 39주년 기념식 당시에는 독일에 있었다.

    미래한국당·열린민주당도 초청장 못 받아…"행정부 태도 오만"

    한편 보훈처는 미래한국당과 열린민주당 대표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초청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19일 논평을 통해 "광주정신을 계승하고 유가족을 위로하겠다는데도 (행사 참석을) 끝내 거부당했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도 지난 15일 논평을 내고 "국가 주요 기념식에 원내 의석이 있는 정당을 의석 수에 따라 차별하는 행정부의 오만한 태도에 놀랐을 따름"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