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 대함미사일 시험하다 오폭… 우크라 여객기 격추 이어 또 다시 '세계적 사고'
  • ▲ 아군 미사일에 오폭 당한 소형 군수지원함 '코나락'함. ⓒ이란 관영 메르(MEHR) 통신 영상캡쳐.
    ▲ 아군 미사일에 오폭 당한 소형 군수지원함 '코나락'함. ⓒ이란 관영 메르(MEHR) 통신 영상캡쳐.
    지난 1월 “미군 폭격기인 줄 알았다”며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던 이란이 이번에는 아군 경비함을 미사일로 격파했다. 신형 미사일 시험 도중 일어난 사고로 알려졌다.

    이란 해군, 아군 향해 미사일 오폭

    “이란 해군 프리깃함이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남부 자스크항 인근 차바하르 해역에서 훈련하던 도중 아군 소형 군수지원함(light support vessel) ‘코나락’ 함을 미사일로 격파했다”고 카타르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11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란 해군은 프리깃 ‘자마란’함의 신형 대함미사일 시험 발사를 준비 중이었다. 소형 군수지원함 ‘코나락’함은 표적을 목표 지점에 설치하고 있었다. 표적이 설치된 뒤 ‘코나락’함이 위험 지역을 빠져 나오기 전에 ‘자마란’함이 미사일을 쏘았다. 미사일은 ‘코나락’함의 함미에 명중했다.

    이 공격으로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실종자도 20명에 달한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란 해군은 “실수로 인한 사고”라고 밝혔다. ‘코나락’함은 당초 격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항행 불능 상태로 인근 해군기지로 예인됐다. 사고가 난지 이틀이 지났지만 이란 정부는 구체적인 사고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이란 한동안 페르시아 만서 활동 못할 듯”
  • ▲ 아군에게 미사일을 쏜 프리깃함 '자마란'함. 벨 212 헬기를 대잠작전용으로 탑재한다. ⓒ이란 관영매체 화면캡쳐.
    ▲ 아군에게 미사일을 쏜 프리깃함 '자마란'함. 벨 212 헬기를 대잠작전용으로 탑재한다. ⓒ이란 관영매체 화면캡쳐.
    방송에 따르면, 아군에게 미사일을 쏜 ‘자마란’함은 ‘모제(Moudge)’급이다. 이란이 독자 생산한 1500톤급 소형 프리깃 함정이다. 2010년에 취역한, 비교적 신형 함정으로 헬기도 1대 탑재하고 있다.

    미사일을 맞은 ‘코나락’함은 이란 해군에 몇 대 없는 군수지원함이다. 길이 47미터, 배수량 650톤의 소형 함정으로 1988년 네델란드에서 건조했다. 2018년 전면 개수를 하면서 대함미사일까지 장착했다.

    사고가 일어난 차바하르 해역은 호르무즈 해협, 오만 만과 바로 연결되는 곳이어서 이란 해군과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가 미국과 민간 유조선을 위협하며 훈련을 하던 지역이다.

    군사전문지 ‘제인스’의 리드 포스터 선임분석관은 “이번 사고는 이란이 새로 개발한 누르(Noor) 대함미사일을 시험하는 도중에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불과 반년 만에 또 심각한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이어서 이란 정부와 군부의 페르시아 만 전략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포스터 선임분석관이 지적한 ‘안전사고’란 지난 1월 8일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가 테헤란 인근 상공을 비행하던 우크라이나 항공 752편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 176명 전원을 숨지게 한 사고를 말한다. 이때도 이란 정부와 혁명수비대 측은 “실수로 인한 사고”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