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국회에 "이란 동결자금 SHTA 이전이 최선" 보고… 野 "보고서도 못받아" 분통
  • ▲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이란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억류 중인 한국케미호 선장과 통화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이란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억류 중인 한국케미호 선장과 통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가 3주째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국내 이란 동결자금 문제 해결을 위해 '스위스 인도적 교역 채널(SHTA)'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란의 국내 동결자금을 해결해 선박 억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기재부, 이란 동결자금 SHTA 보내는 방안 검토

    기획재정부가 지난 28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에 제출한 '이란 원화자금 관련 검토 보고'에 따르면 기재부는 이란이 동결자금을 SHTA로 이전하는 것을 최선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가 최선의 대안으로 꼽은 이 방식은 국내 은행에 있는 이란 동결자금을 스위스로 보낸 뒤, 스위스에서 약품·식량 등 인도적 물품을 구매해 이란에 수출하고 수출 대금을 보증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미국 재무부 승인을 받아 제재 위반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상세 거래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실제 미국의 대 이란 경제 제재로 한국 내 은행 2곳에 70억 달러(7조6000억원) 규모의 이란 원유 수출대금이 묶여있는 상황이다. 앞서 이란은 2020년 2월, 이들 동결 자금 중 10억달러를 SHTA로 이전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국 정부는 2020년 5월 미 국무부에 SHTA로 동결자금 이전을 위한 제안서 제출 및 제재 면제 허가를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미국 측의 답변은 없는 상태다.

    송영길 위원장은 지난 27일 모즈타바 졸누리 이란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과 화상 회담에서 "이란의 우리 선박 억류문제는 공식적으로는 이란원유자금 동결과 분리된 사안이라지만 불가피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국내 은행에 예치된 이란원유 판매대금이 스위스 인도적 교역 채널(SHTA)을 통해 조속히 활용될 수 있도록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 "여러 대안 중 하나"

    하지만 외교부는 "여러 대안 중 하나"라며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는 관계자는 29일 "이란측은 그간 동결 원화 자금 활용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우리측에 요청해왔고, 스위스 인도적 채널로의 원화 자금 이전은 그 활용 방안 중 하나"라며 "우리 정부는 동결 원화자금 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유관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관련 논의에서 소외된 모양새다.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들은 해당 보고서조차 전달 받지 못한 상황이다. 

    외통위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정부가 야당에게는 관련 보고서조차 전달하지 않았고, 외통위원장에게도 별다른 언질을 받지 못했다"며 "이런 중차대한 일에 야당을 따돌리면서 협치를 논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관련 상황에 대해서 전혀 전달받은 사항이 없다"며 "정부는 그렇다고 치지만 외통위원장이 야당 동료 의원을 이런식으로 따돌리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