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시진 “갈수록 비이성적으로 변하는 미국에 맞서려면 핵 억제력 대폭 강화해야”
  • ▲ 지난해 9월 신중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ICBM DF-41.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9월 신중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ICBM DF-41.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공산당의 속내를 선전하는 인물로 알려진 환구시보 편집인이 최근 “핵무기 1000기를 보유하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중국 당국은 “우리나라에도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하며 그를 두둔했다.

    환구시보 편집인 “핵무기 1000기 정도는 보유해야”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편집인 ‘후시진’이 지난 8일 ‘중국, 단기간 내 핵탄두 보유 수를 1000기로 늘려야 한다’는 글을 환구시보에 올렸다고 중앙일보가 전했다. 후시진은 “미국의 전략적 야심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핵탄두 보유량을 늘리는 것이 절실하다”면서 지난해 10월 중국 국경절 때 처음 공개한 DF-41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최소한 100기 이상 갖추는 등 전체 핵무기 보유량을 1000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DF-41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최신형 ICBM으로, 3단 고체로켓을 사용하며, 사거리는 1만4000킬로미터 이상이다.

    “핵무기가 평시에는 필요 없다고 여기는 것은 유치한 생각”이라고 지적한 후시진은 DF-41 같은 ICBM, 쥐랑(JL) 같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같은 전략 핵무기가 있어야만 머지 않아 생길 미국의 도전에 맞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전쟁광’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이 이미 충분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순진한 생각”이라며 “국가 간의 평화는 부탁한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라 전략적 수단에 의해 만들어 진다”고 후시진은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갈수록 비이성적으로 변하는 미국을 상대해야 한다”며 “미국의 전략적 야심과 대중국 충동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더 큰 핵 무기고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며 핵무기를 선제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화춘잉 “중국에도 언론의 자유가 있다”

    중국 정부는 ‘언론의 자유’ 운운하며 후시진을 두둔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후시진의 주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묻는 외신기자에게 “중국에도 언론의 자유가 있다”며 “환구시보에 취재 요청을 해서 후시진 편집인을 직접 만나 국제 문제에 대한 그의 관점을 들어보라”고 답했다.

    후시진은 9일에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오만함은 상대적인 핵능력 우세에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중국과 미국 사이에 ‘쿠바 미사일 위기’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핵무기 보유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후시진이 편집인으로 있는 환구시보는 인민일보와 마찬가지로 중국 공산당 기관지다. 환구시보의 영문판이 글로벌 타임스다. 환구시보는 시진핑이 주장하는 ‘중국식 사회주의’와 중화사상을 국내외에 선전하는 매체다. 2017년 9월 ‘사드 갈등’ 당시 “한국 보수진영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졌느냐”는 등의 막말을 해댄 적이 있다. 지난 2월에는 “한국의 우한코로나 대응이 너무 느리다”며 연일 훈수를 둬 국내에서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