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소형 고속정 위협에 강력대응… 미군 “군 통수권자 명령, 이행 준비”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린 '이란 함정 격침' 트윗. 지난 15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고속정이 미해군과 해안경비대를 위협한 사실이 알려진 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계속 비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린 '이란 함정 격침' 트윗. 지난 15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고속정이 미해군과 해안경비대를 위협한 사실이 알려진 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계속 비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바다에서 미국 해군을 괴롭히는 이란 함정은 즉각 격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이 알려지자 국제 유가와 주가는 동반 급등세를 보였다.

    공해상에서 미 해군 따라다니며 괴롭힌 이란 고속정

    트럼프 대통령이 이 트윗을 올리게 된 배경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고속정들이 미 해군 함정들에 접근해 계속 위협하는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5일 걸프만 북부 페르시아만 인근에서 일어났다. 미군은 지난 3월부터 걸프지역에서 육군과 해군, 해안경비대 간 상호 운용역량을 높이는 훈련 중이었다. 이날도 미 해군 제5함대 소속 함정 6척은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와 함께 공해상에서 합동훈련을 했다. 이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이하 혁명수비대) 고속정 11척이 미 해군 함정들에 접근해 위협을 가했다고 한다.

    “이란 혁명수비대 고속정은 미군 함정의 앞과 뒤로 바짝 붙어 고속기동하며 위협했다. 미군 구축함 풀러함은 여러 대의 고속정에 둘러싸이기도 했다”면서 “이때 이란 혁명수비대 고속정들은 풀러함과는 50야드(45.7m), 마우이함과는 10야드(9.1m)도 안 되는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해군 이지스 구축함인 폴해밀턴함, 해군 해안경비함인 파이어볼트함과 시로코함,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인 랭겔함 또한 이란 혁명수비대 고속정들로부터 유사한 위협을 받았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고속정들의 위협과 방해는 1시간 동안 계속됐다.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소속 함정들은 경고사격과 비상통신을 시도했지만 이란 혁명수비대 측은 한참 뒤에야 통신에 응한 뒤 물러났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미군 합참 차장 “군 통수권자 명령, 실행 준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이 알려지자 미군은 즉각 화답했다. 미군 합동참모본부 차장 존 하이텐 공군 대장은 22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지시하신 내용에 따라 군은 이란 고속정을 격침할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성조'지가 전했다.
  • ▲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함정 격침' 트윗 이후 국제유가와 세계증시가 동반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 닷컴이 제공하는 주요국 증시 마감지수.
    ▲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함정 격침' 트윗 이후 국제유가와 세계증시가 동반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 닷컴이 제공하는 주요국 증시 마감지수.
    하이텐 합참 차장은 “미군은 적대적 의도를 지닌 세력에 대응할 권리가 있으며, 이때 무력을 어떻게 사용할지 구체적 지침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께서 이란에 보낸 메시지가 교전수칙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다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지시는 명확하다. 내 생각에 그 지시 내용(이란 고속정을 격침하라)은 미국인뿐만 아니라 이란인도 분명히 이해했을 것”이라고 지적한 하이텐 차장은 “이제 우리(미군)는 군 통수권자의 합법적 명령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데이비드 노퀴스트 국방부 부장관도 “대통령의 지시는 이란의 습관과 관련해 매우 명확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사람들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격침 지시’가 허풍이 아니라는 의미다.

    트럼프 트윗의 부수적 효과…국제 유가·주가 급등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국제 유가와 주가를 동반 상승하게 만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1배럴당 13.78달러까지 치솟은 뒤 마감했다. 전일 대비 19.1% 상승한 것이다. WTI 6월 인도분 가격은 22일 장중 한때 배럴당 16.20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런던 선물거래소에서도 유가가 치솟았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일보다 5.4% 상승한 배럴당 20.3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을 두고 WSJ와 CNBC 등 경제전문 매체들은 “지난 20일 5월분 WTI 선물가격이 –37달러까지 폭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도 분명 작용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유가를 움직이게 했다”고 평가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자 증시도 반등했다. 미국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사흘 만에 반등하며 456.94p 오른 2만3475.82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도 62.75p 오른 2799.31로, 나스닥도 232.15p 오른 8495.38로 장을 마감했다.

    독일 닥스(DAX)지수는 165.18p 상승한 1만415.03, 프랑스 갸끄(CAX) 40지수는 54.34p 상승한 4411.80, 영국 FTSE 100지수는 129.60p 오른 5770.63으로 장을 마감했다. 23일 현재 홍콩 항셍지수는 86.67p 오른 2만3980.03을 기록했고, 코스피 지수는 21.31p 오른 1917.46을,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200.56p 상승한 1만9338.51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