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은 트럼프 비판 글… "원문에 '한국' 없는데 중앙이 추가해 왜곡" 네티즌 주장 일부는 맞아
  • ▲ 한 페이스북 이용자가 중앙일보의 지난 13일 기사가 외신을 왜곡보도 했다며 제시한 사진. ⓒ해당 페이스북 캡쳐.
    ▲ 한 페이스북 이용자가 중앙일보의 지난 13일 기사가 외신을 왜곡보도 했다며 제시한 사진. ⓒ해당 페이스북 캡쳐.
    한 페이스북 이용자가 "중앙일보가 외신 기사를 인용하면서 '원문'에 없는 내용을 만들어 넣어가며 문재인 정부를 찬양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일보가 사실을 왜곡했다'는 이 네티즌의 주장은 현재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지난 13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파우치의 늦은 후회…美 2월 폐쇄했다면 많은 사람 살렸다"라는 기사가 논란의 대상이었다.

    논란이 된 대목 "미국은 여전히 한국과 같은 아시아 나라들…"

    논란이 된 부분은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의 지난 13일자(이하 현지시간) CNN 기고문이었다. 제프리 삭스 교수가 기고문에서 "미국은 여전히 한국과 같은 아시아 나라들처럼 전염병을 통제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할 기본 계획은 마련돼 있지 않다"며 "우리도 아시아 국가가 한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신문은 "한국의 위치추적 시스템과 관련, 프랑스에서 인권침해 논란을 제기하는 것과 달리 미국도 (우한코로나) 증상자를 빨리 격리하기 위해 그들의 연락처를 추적하고 검사해야 한다. 휴대전화 앱을 활용하고 추적·검사·격리과정을 지원할 온라인 등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프리 삭스 교수가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가 버스·기차역과 공항 및 다른 공공장소에서도 증상자를 검색하고 대중이 공공장소에선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고 했다.

    페이스북 이용자 "한국이라는 단어 어디 있냐" 반박

    이를 두고 한 페이스북 이용자가 CNN 원문 중 "The US still lacks even a basic plan for controlling the epidemic and restarting the economy(미국은 여전히 전염병 대유행 통제와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본계획도 부족하다)"와 "It only takes a straightforward comparison of the US death toll with that of Asian countries to understand the scale of the Trump administration’s failure(트럼프 정부의 실패는 미국과 아시아 국가의 (우한코로나) 사망자 규모를 비교하면 바로 알 수 있다)"는 대목을 가리키며 중앙일보가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프리 삭스 교수의 CNN 기고문에 없는 구절들을 일일이 한땀 한땀 새겨 넣은 그 정성이 안쓰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중앙일보 ○○○특파원의 주옥같은 기사"라며 "기레기란 욕설이 차라리 더 저널리스틱하다. 문비어천가 부르지 말고, 그냥 나 대깨문이요! 커밍아웃 해라"고 비난했다.

    원문 살펴보니…제프리 삭스 교수 "트럼프의 실패, 아시아 보면 알 수 있어"
  • ▲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의 기고문 가운데 한국 언급한 대목. ⓒ미국 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의 기고문 가운데 한국 언급한 대목. ⓒ미국 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CNN의 해당 기고문에 'South Korea'라는 단어가 있기는 있다. 그러나 이는 "The US now has about 62 deaths per million people. Meanwhile, according to Johns Hopkins University data, Hong Kong, Japan, and Taiwan all have less than 1 death per million; and China, South Korea and Singapore have each under 5 deaths per million"이라는 구절에 있다.

    "미국의 현재 (우한코로나 관련) 사망률은 100만명 당 62명이다. 홍콩, 일본, 대만은 100만명 당 1명 미만, 중국, 한국, 싱가포르는 100만명 당 5명 미만이라는 존스홉킨스 대학 자료를 바탕으로 비교하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된다."

    제프리 삭스 교수가 가장 칭찬한 나라는 인도였다. 3월 24일 국가적 봉쇄 조치를 하기 전까지는 우한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불과 10명이었고, 현재까지 사망자도 289명으로 100만명 당 사망률이 0.2%에 불과하다는 것이 삭스 교수 주장이었다.

    그가 기고문에서 주장한 내용을 요약하면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써 대체 뭘 하고 있었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미국과 유럽의 많은 나라가 아시아 국가들처럼 방역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국가 리더십과 공중보건 대응 방식의 차이"라는 요지의 주장을 폈다.

    내용 왜곡만큼 중요한 문제, 제프리 삭스의 정치적 성향

    "제프리 삭스 교수의 CNN 기고문에 없는 구절이 (중앙일보에) 있다"는 페이스북 이용자의 지적은 맞다. 그런데 그 전에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제프리 삭스 교수의 정치적 성향이다.

    한국에서 제프리 삭스 교수는 유엔이 추구하는 '지속가능경영'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친하다는 주장도 있다. 때문에 정부와 언론, 학계가 그를 초청하는 일이 많다. 그는 한국에 오면 "한국은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거나 "정부가 재벌을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미국에서 제프리 삭스 교수는 친사회주의 성향 학자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20일 이코노미 조선이 소개한 그의 기고문만 봐도 알 수 있다. 내용은 자신이 왜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가에 대한 설명이다.

    그는 우한코로나 사태가 불거진 뒤에는 이를 이용해 트럼프 정부를 비판하느라 바쁘다. 중앙일보가 4월 13일 소개한 기고문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중국 편향성은 언급하지 않고 "트럼프가 WHO를 비난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월 24일 CNN 기고문에서 제프리 삭스 교수는 중국의 우한시와 후베이성 폐쇄 조치를 언급한 뒤 우한코로나 역학 조사를 이유로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는 중국과 일부 동아시아 국가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