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내·외국인 관계없이 납세자면 5000유로 지급…영국 3300억 파운드·일본 60조엔 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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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난 3월 27일 2조2000억 달러(약 2707조원)의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금액 면에서 그 다음은 독일이다. 독일은 1조 유로(약 1328조원)의 경기 부양책을 시행 중이다. 그 중에서도 납세자라면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5000유로(약 664만원)를 주는 현금 지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도 GDP의 10% 이상을 경기부양책에 쓰겠다고 밝혔다.
- ▲ 텅빈 독일 마트의 판매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GDP의 27% 쓰기로 한 독일
독일 정부는 온라인으로 납세자 번호, 신분증 정보, 인적사항만 제출하면 사흘 내에 5000유로를 지원해주고 있다. 긴급 생계지원이어서 복잡한 신고서류도 없으며, ‘선지급 후검증’ 형태로 관리하게 된다고 뉴스 1 등이 전했다.
베를린을 비롯해 16개 주 정부에서는 자영업자나 5명 이하의 정규직을 고용한 영세 업체에 5000유로를 지급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향후 석 달 이내에 9000유로(1196만원)를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정규직원이 10명인 회사에는 1만5000유로(1993만원)를 준다.
이렇게 나눠주는 돈은 1조 유로의 경기부양책에 포함돼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추정치는 3조6800억 유로(4885조5300억원)다. GDP의 27%를 우한코로나 극복에 투입하는 셈이다.
독일의 경기부양책은 지난 3월 27일(이하 현지시간) 연방의회에서 통과된 뒤부터 빠르게 시행 중이다. 일자리 보전이 이유다. 통신은 “우리의 일자리와 기업을 위험에 처하게 해서는 안 된다. 처음부터 강하고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의 말을 전했다.
영국 3600억 파운드, 프랑스 3450억 유로, 스페인 2000억 유로…쏟아지는 돈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또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세웠다. 영국은 3300억 파운드(약 498조6500억원)의 대출 보증과 300억 파운드(45조3300억원)의 정책지원금을 준비했고, 프랑스는 3000억 유로(398조5400억원)의 대출 보증과 450억 유로(59조7800억원)의 구제 금융을, 스페인은 2000억 유로(265조7000억원)의 긴급자금지원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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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차원에서의 돈 풀기도 있다. ‘유로그룹(유로 회원국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인 마리우 센테누 포르투갈 재무장관은 “우한코로나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회원국을 돕기 위해 2400억 유로(318조6200억원)의 기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세계일보가 전했다.
- ▲ 유로존의 상징물.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센테누 의장은 이와 더불어 ‘우한코로나 채권’ 발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별 국가가 아니라 유로를 사용하는 나라들이 공동으로 지급 보증을 하는 우량채권을 발행해 우한코로나 극복에 필요한 돈을 충당하자는 주장이다.
GDP 대비 한국은 7%, 일본은 10% 안팎 경기부양책
한국은 GDP 대비 7%, 일본은 10% 안팎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추진 중이다. 한국은 이미 대국민 긴급지원금과 대출보증 등 132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일본은 60조엔(676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이르면 7일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이 공개한 2019 회계연도 GDP는 GDP 553조9622억엔(6235조7800억원), 즉 경기부양책 규모가 연간 GDP의 10%에 달한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우한코로나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에 30만엔(338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1000만 가구가 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영업자에게는 100만엔(1127만원), 영세기업에게는 200만엔(225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한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5% 이상 감소한 자영업자, 15% 이상 매출이 감소한 중소기업에게는 3000만엔(3억3800만원)을 3년 동안 무이자로 빌려줄 계획이다. 우한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감소했지만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는 기업도 지원한다. 중소기업은 직원 임금의 90%까지, 대기업에게는 75%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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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중국에 있는 공장을 일본으로 옮기는 기업들에게는 이전 비용의 3분의 2를 지원해준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 ▲ 우한코로나 대응을 두고 고민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보다 늘어나는 돈…침묵하는 중국
GDP 1위 국가를 시작으로, 소위 강대국이라는 나라들이 이처럼 자국 GDP의 10~27%에 달하는 자금을 풀겠다고 나서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미국을 필두로 주요 국가들이 양적 팽창 정책을 펼치면서 시장의 혼란이 오히려 더 심해졌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한편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에는 미국보다 오히려 더 과감하게 양적 팽창 정책을 썼던 중국은 아직 조용하다. 중국은 지난 달 말에 “필요하다면 수 조 달러를 내놓을 준비가 돼 있다”는 립 서비스만 내놨을 뿐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은 발표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