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IH- 바이오업체 ‘모더나' 백신 공동개발… 45세 전후 자원자들 대상으로 임상 1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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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코로나-19 백신의 첫 인체실험(제1상 임상시험)을 16일(현지시간) 시작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정부기관 전문가는 “백신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려면 1년 또는 1년6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 ▲ 우한폐렴 백신물질 접종을 받는 제니퍼 할러 씨. ⓒ미국 ABC 프라임 뉴스캡쳐.
코로나-19 백신 첫 실험자는 감염되지 않은 43세 여성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자금을 지원하는 시애틀 소재 카이저 퍼마넹테 워싱턴 보건연구소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의 첫 인체실험을 맡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1차 실험 대상은 모두 4명이다. 미국 보건당국자는 피실험자 보호를 위해 인적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AP통신은 그를 찾아냈다. “취재 결과 첫 번째 백신 접종자는 10대 자녀 2명을 두고, 기술중소기업에서 작업관리자로 일하는 43세 여성 제니퍼 할러”라고 통신은 밝혔다.통신은 “이날 할러 씨에 이어 3명이 신약물질을 접종받았다”며 “보건당국은 3월 중으로 24명 이상의 자원자에게 접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원자들은 이날 미국 NIH와 바이오업체 ‘모더나(Moderna)’가 공동 개발한 백신물질을 맞았다. 백신물질에는 바이러스가 없기 때문에 실험이 잘못돼도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미국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이번 인체실험의 가장 큰 목적은 감염되지 않은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했을 때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부작용이 없어야 제2상 임상시험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보건당국자는 “어떤 잠재적인 백신물질이라 하더라도 완전히 검증을 마치려면 1년에서 1년6개월은 걸린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모더나 “mRNA 특성 활용, 바이러스 침투 막는다” -
이번에 실험에 쓰인 물질은 ‘mRNA-1273’이다. 모더나 측이 지난 2월 신약물질을 NIH 산하 국립 알러지·감염병연구소에 전달했을 때 보건당국은 “이르면 4월 말에 제1상 임상시험 자원자를 모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정을 한 달 이상 앞당겼다.
- ▲ 바이오업체 모더나의 RNA 연구시설. ⓒCNBC 관련보도 화면캡쳐.
신약물질을 개발한 ‘모더나’는 ‘메신저RNA(mRNA)’를 이용해 유전자 수준에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mRNA란 세포분열 때 필요한 물질이다. 세포는 분열하기 전 특정 세포의 설계도가 되는 DNA 정보를 mRNA에 담는다. mRNA는 핵 바깥으로 나와 세포 안에 있던 리보솜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tRNA(운반 RNA)가 다가와 mRNA가 가진 DNA 염기정보에 맞춰 아미노산을 가져다 붙인다. 그러면 세포가 분열하게 된다.
바이러스는 인체에 침입한 뒤 특정 단백질 수용체에 붙어야 자기복제를 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체에 들어온 뒤 표면에 달린 스파이크 단백질을 사용해 ACE2라는 수용체와 결합해 인체를 감염시킨다. mRNA-1273은 mRNA의 특성을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가 인체의 ACE2 수용체에 들러붙지 못하게 만든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백신 개발 박차 가하는 다국적 제약사들
통신은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급증하자 세계 수십여 연구집단이 백신 개발경쟁에 나섰다”고 전했다. 다국적 제약사와 바이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그 중에서 이노비오제약은 4월부터 펜실베니아대와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있는 실험센터에서 수십 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백신물질 안전성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 보건당국자는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NIH 산하 국립 알러지·감염병연구소의 안소니 파우치 소장은 “백신이 초기 안전성 시험을 통과하고 검증을 마친 뒤 사람들에게 보급하려면 1년 또는 1년6개월 이후는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연구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백신을 보기 바란다고 압박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