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아일랜드도 입국금지, “특정 주에 대한 여행제한 고려”…NYT “170만명 숨질 수도”
  • ▲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한코로나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패닉에 빠진 국민들을 진정시켜야 한다. 대도시 마트에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악의 경우 170만명의 미국인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정부보고서 공개했다.

    트럼프 주치의 “진단 결과 음성”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 숀 콘리 박사는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콘리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 대통령 일행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만찬을 가진 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무증상”이라며 “진단 결과 대통령은 음성”이라고 밝혔다고 폭스뉴스 등이 보도했다. 그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우한코로나 대책본부와 매일 연락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일행을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로 초대해 만찬을 함께 했다. 일주일 뒤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수행했던 파비오 바인가르텐 대변인과 네우시뉴 트라지 상원의원이 우한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바인가르텐 대변인과 나란히 서서 찍은 기념사진을 인스타그램에서 찾은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한코로나 검사는 언제 받을거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검사 받을 필요가 없다”고 계속 우기던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곧 검사를 받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공황에 빠진 미국인을 진정시켜야 한다. 그는 우선 영국과 아일랜드를 입국금지 대상국에 포함시켰다. 우한코로나 대응 총책임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6일 자정을 기해 영국·아일랜드발 입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대서양을 막았다. 각급 학교는 교육당국 권고에 따라 휴교에 들어갔고,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의회는 정부가 요구한 500억달러(한화 60조원) 예산안을 승인했다.

    미국 대도시 마트에서 생필품 사재기 현상
  • ▲ 미국 LA 대형마트의 위생용품 코너 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 LA 대형마트의 위생용품 코너 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미국인들의 공포는 가시지 않고 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마트를 찾은 연합뉴스 기자는 텅 빈 마트 판매대를 소개했다. 그는 “뉴욕부터 LA까지 대도시와 근교 마트에서는 식량과 생수, 휴지와 같은 생필품 사재기가 극심한 상태”라고 전했다. 식량과 생필품을 사기 위해 코리아타운의 슈퍼마켓까지 찾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포에 휩싸인 미국인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강경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그는 “특정 지역에 대한 여행제한도 고려하고 있으며, 해당 주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밖에 다른 제한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각심 일깨운다”며 “미국인 170만명 죽을 수 있다”고 겁준 NYT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같은 날 “우한코로나가 미국에서 창궐하면 최악의 경우 17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정부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NYT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관계자와 학계 전문가들이 지난 2월 말 우한코로나가 미국에서 창궐할 경우 시나리오를 비공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모인 전문가들은 미국 내 우한코로나 감염자가 최대 1억6000만~2억1400만명에 이르고, 적게는 20만명, 많게는 170만명이 사망할 수 있으며, 전염병 창궐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한 상황은 의료체계 붕괴였다.

    최악의 경우 2100만명의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미국 내에 치료인력을 갖춘 병상이 92만5000개에 불과하며, 그 가운데 중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NYT는 이렇게 겁을 준 뒤 “하지만 이런 수치는 현재 정부의 개입조치를 계산하지 않은(don’t account for interventions now underway) 결과”라고 덧붙였다. 즉 유럽발 입국금지, 각급 학교 휴교, 우한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특례조치 등 미국 정부의 대응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었다.

    NYT는 해당 보도를 통해, 미국인들에게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려, 미국 사회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게 만들려고 비공개 논의 내용을 보도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