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다녀간 이튿날, 쓰레기차로 생필품 배달… 사진 공개되자 시민들 격분
  • ▲ SNS를 통해 폭로된, 문제의 쓰레기차 돼지고기 배달 사건 사진. ⓒ유튜브 영상 캡쳐
    ▲ SNS를 통해 폭로된, 문제의 쓰레기차 돼지고기 배달 사건 사진. ⓒ유튜브 영상 캡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우한시를 찾아 시민들을 격려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의미한다는 풀이가 많았다. 그러나 우한시에는 아직 수백만 명의 시민이 집에 갇혀 있다. 중국 당국이 우한시민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커졌다.

    우한시 당국, 쓰레기차로 자가격리 시민에게 돼지고기 배달

    영상은 지난 12일 중국 SNS와 유튜브 등에 공개됐다. 실제 사건은 지난 11일 발생했다. 사진을 보면, 덮개가 없는 트럭 한 대가 화물칸을 들어올려 싣고 있던 물건들을 바닥에 쏟아부었다. 주민들이 비싼 돈을 주고 산 돼지고기였다. 장소는 우한시 칭산구 깡뚜화원 아파트였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깡뚜화원뿐만 아니라 칭산구 일대 아파트는 지난 1월23일부터 외부 출입이 금지됐고, 2월11일부터는 모든 아파트 단지가 봉쇄됐다. 당국은 자가격리라고 했지만 연금이었다. 

    중국 당국은 2월18일부터 아파트 단지별로 주민들의 생필품을 주문받아 공급했다. 당국이 사실상 배달대행을 한 셈이다. 이런 아파트 단지 봉쇄는 우한시 전역에서 일어났다.

    주민들은 이후 계속 당국을 통해 구입하는 생필품의 질이 매우 떨어지거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그 불만은 결국 쑨춘란 부총리가 지난 5일 칭산구에 있는 아파트를 찾았을 때 터졌다. 주민들이 쑨 부총리를 향해 생필품 공급을 똑바로 못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공산독재국가에서 시민들이 부총리에게 삿대질을 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 이런 일이 일어난 지 엿새 만에 우한시 당국은 아파트에 갇힌 주민들에게 공급할 돼지고기를 쓰레기차로 배달하다 들통난 것이다.

    중국 인민을 분노하게 만든 ‘쓰레기차 식품 배달’

    사진과 영상을 보면, 차량 옆에는 버젓이 ‘쓰레기 수거차량’이라고 쓰였다. 쓰레기차가 식품과 생필품을 쏟아부은 바닥에는 얇은 방수포 한 장만 깔려 있다. 다른 사진과 영상을 보면, 아파트 주민들에게 줄 생필품을 쓰레기차로 실어 나르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주민들은 이밖에도 “우리 같은 보통 노동자는 시 주석처럼 N95 마스크를 쓸 자격이 없느냐”며 자신들이 거액을 주고 구매한 마스크와 시 주석이 우한시 방문 때 쓴 마스크를 비교해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한시민으로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들 사진과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고, 환구시보와 신경보 등이 12일 보도를 시작하면서 관련자 책임론이 거세졌다. 결국 우한시 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깡뚜화원 아파트관리위원회에서는 이미 배달한 돼지고기를 전량 회수하고, 대신 깨끗한 돼지고기를 배달해줄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