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협박' 이후 '北 초대형 방사포' 대응 수위 낮춰… "가짜뉴스 심각" 언론 대응에 초점
  • ▲ 청와대 본관. ⓒ뉴데일리 DB
    ▲ 청와대 본관. ⓒ뉴데일리 DB

    청와대가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일부 가짜뉴스와 전면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의 지도 아래 진행된 초대형 방사포 도발과 관련해서는 유감 표명 없이 미온적 견해 발표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평가하며 "끊임없이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고 증폭시키는 행동들이 일각에서 있었지만 국민들께서는 흔들리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의료진의 노력 등을 폄훼하는 터무니없는 가짜뉴스 등이 '불안·공포를 조장하는 행동'에 해당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최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행사에서 한 남성과 악수하는 모습의 사진이 유포됐다. 사진에는 이 남성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그러자 청와대는 9일 공식 페이스북에 '알려드립니다'라는 공지로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사진 속 인사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아닌 최연철 전 민주평통 위원"이라고 밝혔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가짜뉴스가 도를 넘었고, 이에 대해 청와대는 매우 유감스럽게 보고 심각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김정숙 여사 일본산 마스크 착용 설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 '지오영'의 조선혜 대표가 김 여사와 연관이 있다는 설 △문 대통령이 긴급 행정명령으로 조선족에 일정한 조치를 했다는 설 등을 부인했다.

    靑 "靑 행정관이 '라임 사태' 막았다" 보도, 강력 부인

    아울러 청와대는 10일 라임자산운용의 위법적 펀드 운용과 관련, 청와대 행정관이 금융감독원의 라임 수사를 막았다는 보도가 나와 의혹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며 "금감원 소속인 전 행정관은 그 증권사 직원을 잘 알지도 못한다고 한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일련의 발빠른 조치는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불리한 여론이 조성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와 관련해서는 비난 수위를 조절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9일 정경두 국방부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긴급화상회의를 열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의도와 한반도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려 표명'이나 '중단 촉구' 등의 북한이 반발할 수 있는 표현이 빠진 것이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일 북한의 발사체 도발 당시 즉각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취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북한 김여정은 다음날 청와대의 규탄과 관련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 행동"이라며 "겁먹은 개"라고 협박하며 조롱을 퍼부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청와대의 미온적 대응은 김여정 담화에 부응하는 셈이 됐다. 김정은이 도발 전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문 대통령을 위로하는 친서를 보내는 등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한 것에 정부가 그대로 당했다는 지적이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0일 당 회의에서 "북한 김정은의 계획된 전략에 이 정권은 무기력하게 끌려다니고 있다"며 "이 정권의 북한 짝사랑은 무력도발만 부추길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