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민청원서 의혹 제기… 지오영 조선혜 대표와 김정숙·손혜원 '숙명' 동문설 제기
  • ▲
    ▲ "공적 마스크 진짜 없어요". 마스크 품귀 사태에 고객들이 불만과 항의를 표시하자 약국들이 공지글을 붙이고 하소연하는 모습ⓒ권창회 기자
    '코로나 사태' 이후 정부의 공적 마스크 유통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게 된 제약 유통회사 '지오영'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인터넷에 떠돌던 관련 의혹이 공개적으로 부상한 계기는 8일 오후 11시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이다. 

    "지오영이라는 마스크 납품 도매업체가 있는데, 여기가 공적 마스크 700원에 떼서 1200원에 납품하는데, 전국 2만5000개의 약국 마스크 도매 라인 75%를 지오영이 독점하고 있음. 지오영 대표 조선혜가 김정숙·손혜원의 '숙녀회'와 연루된 숙명문화재단 이사장이고, 남편은 중기부 산하 공영홈쇼핑 대표이자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 최창희. 뭐죠? 구린내 나는 이야기는."

    특혜 의혹 터지자 '지오영' 네이버 검색어 1위

    지오영과 관련된 특혜 의혹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그대로다. 이 글이 올라오자 온라인 상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지오영과 관련한 의혹이 집중적으로 터져 나왔다. 9일 오후 네이버 급상승검색어에는 '지오영'이라는 단어가 1위에 올랐다. 

    지난달 25일 식약처가 지오영에 마스크 유통 권한을 대거 부여하면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특혜 논란이 일기 시작했고,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네티즌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이다. 이날 오후 한때 지오영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국가 공적 마스크를 유통하는 회사는 지오영과 백제약품 두 곳이다. 두 회사가 전국 2만3000여 약국을 통해 공적 마스크를 공급한다. 이 중 지오영의 기존 직거래 약국은 전체의 60% 수준인 1만4000여 곳이었는데, 마스크 수급안정화대책에 따라 1만7000여 곳으로 확대됐다.

    조달청이 마스크 제조업체와 계약한 공적 마스크 단가는 장당 900∼1000원이다. 지오영·백제약품의 약국 공급가는 1100원이다. 이들 회사는 마스크 1장당 100~200원의 마진을 남기는데, 하루평균 560만 장을 공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마진만 따져도 5억6000만~11억2000만원에 이른다. 적지 않은 이익을 내는 마스크 공급사업을 두 회사에 몰아줬기 때문에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지오영·백제약품이 전국적으로 급증한 물량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매일 밤샘 배송과 작업 등에 따른 물류비·인건비 인상분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한 가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당장의 이익은 많지 않더라도 매출 증대와 판매망 확장이라는 이득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평가다.

    조선혜 대표와 여권 인사들 '학연'에 의구심 

    이런 특혜 논란은 조선혜(65) 지오영 대표와 여권 인사들 간 '학연' 등으로 인해 의구심이 커졌다. 조 대표는 숙명여대 약대를 졸업하고 현재 숙명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진영 행정안전부장관은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이 재단 이사로 재임했다. 

    재단 이사에는 지오영 창업자(명예회장)인 이희구 동부약품 대표도 이름을 올렸다. 마스크 유통을 관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의경 처장은 2006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숙명여대 임상약학대학원 교수로 재임했다. 

    또 지오영 고문인 박명숙 대한약사회 이사는 이번 4·15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고, 지난 4일 민주당이 발표한 48명의 면접 통과자 명단에 포함됐다. 네티즌들은 조 대표가 숙명학원 출신인 점을 두고 영부인 김정숙 여사, 손혜원 무소속 의원과 친분을 의심한다.
  • ▲ 나이스 평가정보에는 '조선혜지와이홀딩스' 대표가 에드 후앙이라고 돼있다. 에드 후앙은 블랙스톤의 대표급 임원이다. ⓒ나이스 평가정보
    ▲ 나이스 평가정보에는 '조선혜지와이홀딩스' 대표가 에드 후앙이라고 돼있다. 에드 후앙은 블랙스톤의 대표급 임원이다. ⓒ나이스 평가정보
    靑 "김정숙 여사와 조선혜 대표 일면식도 없어" 해명

    그러나 청와대는 이를 공식 부인했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9일 조 대표와 김 여사의 친분설은 "가짜뉴스"라고 밝혔다. 윤 부대변인은 "김 여사께서는 숙명여고를 나오셨고, 조선혜 대표는 숙명여대를 나왔다"며 "같은 숙명을 연결시켜 동문이라고 한 것이다.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다"고 해명했다.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의 최창희 공영쇼핑 대표가 조 대표와 부부 사이라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윤 부대변인은 "역시 사실 아니다. 모두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공영쇼핑도 이날 성명을 내고 "어제 오늘 사이 온라인 카페와 카카오톡을 통해 당사 대표와 관련해 '지오영 대표와 부부'라는 악성 루머가 발생했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지오영에 1조원 투자

    이런 가운데, 지오영이 '블랙스톤'이라는 글로벌 사모펀드(PEF)의 투자를 받은 사실이 주목받았다. 블랙스톤은 총 운용자산만 500조원에 달해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아시아·유럽·미국 등지에 모두 사무소를 두었다. 

    지오영은 2019년 4월 블랙스톤으로부터 1조원이 넘는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블랙스톤은 이 투자를 통해 지오영 지분 약 46%를 인수한 뒤 '조선혜지와이홀딩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이 거래로 지오영을 지배하게 될 투자법인이 조선혜지와이홀딩스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업계에서 지배적이었다. 

    국내 기업정보 서비스 사이트 '나이스 평가정보'에 따르면 현재 조선혜지와이홀딩스 대표는 에드 후앙(Ed Huang)으로 돼 있다. 에드 후앙은 홍콩인으로 알려졌으며, 블랙스톤의 대표급 임원(Sr. Managing Director)이다. 에드 후앙은 중국 기업인 'Shya Hsin Packaging'과 'Xinrong'의 이사로 재직 중이며, 베이징에 있는 'Pactera' 등 중국 IT 업체의 임원을 역임했다. 이 때문에 블랙스톤이 중국 당국과 모종의 연계를 맺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