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모더나' 백신 후보물질 제시, '빅 파마' 개발경쟁… 국내 의료계는 회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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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회사가 우한폐렴 백신 임상시험을 곧 시작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내 의료업계 일각에서는 “백신이 완성되기까지는 오래 걸릴 것”이라며 효용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 ▲ 우한폐렴 바이러스 진단검사를 하는 경북보건환경연구원 직원. 한국도 우한폐렴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이오기업 '모더나'... mRNA 기술 활용한 백신 물질 개발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 테라퓨틱스는 우한폐렴 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인 mRNA-1273을 1상 임상시험을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러지·감염병연구소(NIAID)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임상시험 참가자는 4월 말부터 모집할 예정이다. 1상 임상시험은 용량별 안전성과 면역기능 충돌 등을 검증한다. 1상 시험 결과는 이르면 7~8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모더나 테라퓨틱스는 지난 1월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공개된 뒤 불과 석 달 만에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놀라운 개발 속도를 보였다”고 신문은 평했다.
모더나 테라퓨틱스는 “우리는 mRNA(메신저 RNA)를 조작해 전염병과 자가면역질환, 희귀병 치료제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바이오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우한폐렴 백신 또한 mRNA를 이용했다.
mRNA란 세포가 분열할 때 필요한 물질이다. 세포는 분열하기 전 먼저 특정 단백질을 만들어낼 DNA 정보(세포 밑그림)를 mRNA에 담는다. mRNA는 핵 바깥으로 나와 세포 안에 있는 리보솜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tRNA(운반 RNA)가 다가와 mRNA가 가진 DNA 염기정보에 맞춰 아미노산을 가져다 붙인다. 그러면 세포가 완성된다.
중국도 mRNA로 백신 개발… 다국적 제약사들 개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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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는 인체에 침입하면 특정 단백질 수용체에 붙어야 자기복제할 수 있다. 코비드-19는 인체에 들어온 뒤 표면에 달린 스파이크 단백질을 사용해 ACE2라는 수용체와 결합한 뒤 자기복제한다. mRNA-1273은 이 같은 mRNA의 특성을 활용해 증식한 코비드-19 바이러스 스파이크가 다음 번 ACE2 수용체에 들러붙지 못하게 만든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 ▲ mRNA가 세포분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한 그림. ⓒ모더나 테라퓨틱스 홈페이지 캡쳐.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백신을 개발할 때도 주목했던 부분”이라며 “mRNA-1273은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자금을 지원받아 NIAID 백신연구센터와 함께 개발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모더나 외에 존슨앤존슨·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노피-아벤티스 등 대형 다국적 제약업체와 국가도 우한폐렴 백신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앤존슨과 사노피-아벤티스는 미국 보건부와 협력한다. 중국 정부도 mRNA를 활용한 백신의 동물시험을 곧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제약산업 전문지 ‘파마슈티컬 테크놀러지’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내 의료업계 “사스 백신도 아직 못 만들었는데…”
이처럼 세계 각국이 우한폐렴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지만 국내 의료업계에서는 회의적이라고 조선비즈가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우한폐렴 백신 개발에는 최소 12~18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국내 의료업계의 목소리라고 전했다.
국내 의료계 관계자는 “2003년 발생했던 사스(SARS) 백신은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임상시험을 끝내지 못했다”면서 “첫 임상시험 이후 후속 연구, 허가 절차 등을 거쳐야 되기 때문”이라며 우한폐렴 백신이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개발되는 것에 회의적 태도를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