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사무총장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러시아, 내일부터 중국인 입국 전면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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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중국에 보낸 의료전문팀이 후베이성 우한시에 갈 수도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하루도 안되서 말을 바꿨다. UN 사무총장은 일단 WHO를 믿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같은 날 러시아는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 ▲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관계자들과 함께 브리핑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WHO 사무총장 “전문 의료팀, 우한에 갈 수도 있다”
테도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모든 옵션이 열려 있다”며 의료전문팀의 우한시 방문 가능성을 밝혔다고 조선일보가 전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우리 의료전문팀은 지난 1월에도 우한시에 간 적이 있다”면서 “이들의 방문이 (우한시 의료진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중국 외교부가 “WHO 의료전문팀은 중국에서 베이징, 쓰촨성 등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WHO가 “맞다”고 확인해준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말을 바꾼 것이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WHO 의료전문팀의 우한시 방문 말 바꾸기 논란보다 우한폐렴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이외에 12개국에서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이외 나라에서 우한폐렴 확진자가 나온 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이 질병의 심각성이나 치사율에 대해 의미 있는 비교를 할 만큼 충분한 자료가 없다”면서 “현재 발병 국가들을 상대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WHO가 21개국에 방역복 등 개인보호 장비를 보냈고, 내주 106개국에 추가로 장비를 보낼 예정이라며 우한폐렴 확산을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비쳤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 “지금 대단히 위험한 상황”
반면 UN 사무총장은 우한폐렴의 확산세를 매우 우려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18일(현지시간) “(우한폐렴의) 위험성은 엄청나다”며 “우리는 범세계적으로 전염병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AP통신에 밝혔다. -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세계는 우한폐렴 때문에)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아프리카 같이 의료역량이 부족한 나라에 우한폐렴이 확산되는 사태가 가장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WHO가 이에 대한 대응·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우한폐렴은 WHO의) 통제 하에 있다”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덧붙였다.
- ▲ 우한폐렴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WHO와 UN 수뇌부는 중국 정부와 협력하면 우한폐렴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의 우방국은 그렇지 않았다. 이미 중국·몽골과의 국경 일부를 봉쇄한 러시아는 20일(현지시간)부터 모든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러시아 “중국인 입국, 20일부터 전면 금지”
러시아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20일 자정부터 러시아 국경을 경유하는 중국인의 입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우한폐렴 유입·확산 방지대책 본부장을 맡고 있는 타티야나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 겸 보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현재 중국에서는 우한폐렴 확산이 계속되고 있고, 그 중국 사람들이 계속 러시아로 입국하고 있어 이 같이 조치한다”면서 “노동, 교육은 물론 관광, 개인적인 사유 등 어떤 이유로라도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항공편 환승을 위해 러시아 공항을 경유하는 중국인에게는 이번 조치를 적용하지 않으며, 중국인 입국금지는 ‘한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지 시한을 밝히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입국금지 조치로 여겨진다.
러시아는 지난 1월 말 몽골과 중국 국경을 폐쇄하고, 중국인에 대한 노동비자 발급을 보류한 바 있다. 또한 중국·북한행 철도 운행도 중단시켰고, 중국인 유학생들에게는 “3월 초까지 러시아에 오지 말라”고 통보했다. 국내적으로는, 중국을 다녀온 러시아인 수백 명을 병원에 강제 격리하고, 격리시설에서 탈출한 사람에게는 소송까지 걸었다.
중국과 우한폐렴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나라는 러시아뿐만이 아니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이 지난 16일 발표한 데 따르면, 중국인 입국을 조금이라도 제한한 나라는 133개국이라고 발표했다”고 머니투데이가 전했다.
대부분의 나라는 우한시·후베이성뿐만 아니라 중국 국적자 또는 중국을 거쳐서 온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신문은 “중국 당국은 중국인 입국제한 국가가 매일 늘자 17일부터는 국가 목록을 공개하지 않고 ‘조회 서비스’를 통해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인 입국을 금지시켜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은 19일 현재 70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정부는 중국인 입국금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