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인·교수·여당국회의원 등 신분·적아 가리지 않고 테러… '신상털기'에 악성 댓글 줄이어
  • ▲ 반찬가게 주인 A씨를 비방하는 트위터 게시글. ⓒ트위터 캡쳐
    ▲ 반찬가게 주인 A씨를 비방하는 트위터 게시글. ⓒ트위터 캡쳐
    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일명 '문빠' '대깨문'의 행태가 도는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들은 최근 대통령에게 푸념했다는 이유만으로 한 시장상인의 개인정보를 파악해 온라인에 유출시켜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민주당 비판 칼럼을 쓴 한 교수에게도 '신상털기'에 이은 악성 댓글을 달았다. 

    민주당에 쓴소리를 한 금태섭·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공격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자신과 성향이 다른 사람들을 '적'으로 보고 '그들만의 여론재판'을 펼치는 게 '인민재판'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DC인사이드와 개인 블로그 등에는 '반찬가게 주인, 문재인에 대한 불경죄?' 등 친문세력의 행태를 지적하는 게시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한 전통시장의 반찬가게 상인이 문 대통령에게 "경기가 좋지 않다"고 푸념을 늘어놓은 게 괘씸하다며 친문세력이 이 상인을 대상으로 '신상털기'는 물론 인신공격 등 테러에 가까운 공격을 가했기 때문이다.

    푸념 한마디 했다고… 상인에 무차별 악성 댓글 단 '문빠'

    앞서 문 대통령은 9일 충남 아산시의 온양온천 전통시장을 찾아 한 반찬가게 상인에게 인사한 뒤 "(경기가) 좀 어떻냐"고 물었다. 이에 반찬가게 주인 A씨는 "(경기가) 거지 같다" "너무 장사가 안 된다" "경기가 너무 안 좋다"고 대답했다.

    이 사실이 한 지상파 방송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자 친문 지지자들이 A씨를 향한 공격을 시작했다. 해당 영상을 캡쳐해 트위터·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퍼날랐고 악성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A씨가 운영하는 반찬가게 상호명과 주소, 휴대전화번호도 SNS를 통해 공개됐다. 친문 지지자들은 공개된 개인정보를 토대로 A씨에게 밤늦게 전화해 욕설을 퍼붓는 등 테러를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와 통화한 온양온천시장 관계자는 "극성맞은 사람들이 (A씨에게) 늦은 밤에도 전화해 욕설을 남기는 등 괴롭히고 있다"며 "대통령에게 욕한 것도 아닌데 너무한다"고 개탄했다. 이어 "시장상인들의 말투가 좀 억세서 그런 건데, 일방적 비난을 멈췄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같은 '문빠'들의 공격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마구잡이로 벌어진다. 지난달 28일에는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에게 악성 댓글을 남기고 '신상털이'에 들어갔다. '문빠'들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임 교수가 과거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시의원선거에 출마했다는 사실을 캐내고 "임 교수는 한나라당 출신" "진보를 표방하는 가짜" 등의 댓글을 달았다.

    적도 아군도 없다… '대깨문' 아니면 마구잡이 테러

    '청와대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 공소장 공개를 주장하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대상으로는 낙선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친문 지지자들은 금 의원에게 "배신자는 당을 떠나라" 등의 문자를 보내는 한편, 민주당 의원들의 전화번호를 자기들끼리 공유하며 금 의원의 경선 탈락을 종용하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친문 지지자들의 도를 넘은 행태를 비판했다. 온라인 여론재판을 벌이는 행태가 북한의 '인민재판'을 보는 것 같다는 비난도 있다.

    네티즌 hyou****은 "문빠들 징하다. 금태섭·임미리에 이어 이제는 반찬가게 주인까지…."라고 말했고, 네티즌 yooj****는 "생각이 다르면 무자비할 정도로 가혹한 광신도들 같다"고 평가했다. "반찬가게 주인이 못할 말 했나? 아무튼 답이 없는 문빠들"(tmd8****)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 외에도 "'이 꼴 보려고 촛불 들었나'라는 자괴감이 든다" "문재인은 신성불가침?" "극성 지지자들이 문제" 등 친문 지지자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온라인에서 신상을 털고 인신공격을 하는 행태가 문빠들만의 인민재판을 진행하는 것 같다"며 "온라인에서 힘을 얻은 정권인 탓에 임 교수 같은 행태에 대해 아무 말도 못하는 민주당이 더욱 기가 막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