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7일 한 언론에 "반대여론 무서웠다"며 입학포기 의사… A씨 합격두고 찬반 논쟁 벌어지기도
  • ▲ 숙명여자대학교 전경. ⓒ뉴시스
    ▲ 숙명여자대학교 전경. ⓒ뉴시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2020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숙명여대에 합격한 A씨가 입학을 포기했다.

    7일 서울경제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입학을 반대하는 숙명여대 재학생·졸업생 여론에 부담을 느껴 입학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말했다. A씨는 이날 이 신문과의 통화에서 "합격 소식이 알려지고 입학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면서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숙명여대 입학을 포기한 A씨는 내년도 대학 입시를 다시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대를 제외한 일반대학교에만 지원할 계획이다.

    A씨는 5일에도 이 매체에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커 학교 등록을 할지 말지 고민 중”이라며 입학에 대한 결정을 고심 중이라고 했다. 그는 “내 삶은 다른 사람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무시되고 반대를 당한다”며 “내 몇 안 되는 희망조차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언행을 보면서 두려웠다”고 말했다.

    A씨, 2021년 대학입시 준비… '숙대 내시 입학' 반대여론 확산

    앞서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가 숙명여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여자대학교를 중심으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4일 성신여대·숙명여대·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자대학은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는 혐오자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저 여성들의 안전한 공간을 지키기를 원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숙명여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는 A씨의 입학에 대해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개인의 정체성은 제3자가 재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혐오"라고 비판했다.

    숙대 동문 모임인 ‘트랜스 여성 신입생을 환영하는 숙명 동문들’도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연대 서명을 진행했다. 이들은 “나흘간 763명이 서명했다”며 "성전환 과정을 거친 여성은 입학에 필요한 점수와 절차적 조건들을 갖춰 당당히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랜스젠더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고정관념을 근거로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을 나누려는 시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