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성향' SCMP도 시진핑 비판 전달… 유튜브에는 “공산당 무섭지 않다”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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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함에도 환자 치료보다 정보통제에 자원을 쏟는 중국 정부를 향한 불만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향한 비판으로 바뀌었다. 친중성향으로 알려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마저 시 주석을 비난하는 주장을 전할 정도다.
- ▲ 쉬장룬 칭화대 법학교수.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칭화대 교수 “시진핑, 당신이 중국 망쳤다”
SCMP는 지난 6일 중국 칭화대 법학교수 쉬장룬이 해외에 기고한 글을 소개했다. “이미 공산당으로부터 밀착감시당하는 쉬 교수는 이 글에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쉬 교수는 ‘분노하는 인민은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글을 통해 “우한폐렴 확산 초기 우한시 의료계가 그렇게 경고했음에도 당국은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며 이들을 가뒀다”고 지적했다. 7일 오전 숨진 의사 리원양을 비롯한 8명의 우한시 의사들 이야기였다. “이로 인해 우한폐렴 확산을 막을 공적 논의 기회가 완전히 사라졌고, 결국 전염병 확산을 조기에 막을 수 없었다”고 쉬 교수는 지적했다.
“중국 정치체제는 (시진핑의) 독재로 붕괴됐고 30년에 걸쳐 당이 만든 관료주의 통치체계도 무너졌다”고 쉬 교수는 주장했다. 마오쩌둥이 사망한 1976년 이후 국가 재건과 현대화에 매진하도록 국가를 이끈 공산당 집단지도체제가 시 주석의 독재로 망가졌다는 주장이다. 시 주석의 독재 때문에 능력 있는 사람보다 소인배만 들끓는다고 그는 비판했다.
쉬 교수는 “현재 (우한폐렴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못 받는) 후베이성이 겪는 혼란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중국의 모든 성(省)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며 이런 상황은 시진핑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인권변호사 “시진핑은 하야하라”
SCMP에 따르면, 쉬 교수는 2018년 시 주석이 2023년에도 국가주석에 취임하는 것이 가능하게 개헌한 것을 비판했다 칭화대에서 강의하지 못하게 됐다. 중국 당국은 그에게 저작물 발행금지와 출국금지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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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권변호사 쉬즈융도 “시진핑은 물러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쉬즈융은 지난 4일 자신이 주도하는 ‘공민자유운동’ 홈페이지에 시진핑 하야 촉구 공개서한을 올렸다고 이데일리 등이 전했다. 쉬즈융은 중국 반공주의 인권운동가의 편을 들다 당국에 의해 여러 차례 투옥됐다.
- ▲ 천추실 기자가 우한병원에서 목격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천 기자의 가족들이 7일 오후부터 연락이 안 된다는 영상을 올렸다. ⓒ천추실 유튜브 채널 캡쳐.
그는 공개서한에서 우한폐렴이 후베이성을 넘어 중국 전역으로 퍼지고, 당국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시진핑) 당신은 중대한 위기를 처리할 능력이 없다. 당신은 큰 위기 때마다 속수무책이었다”고 비판했다.
시 주석이 주장하는 ‘중국몽’과 관련해서도 “그건 미국 베끼는 건가.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민족의 부흥? 아니면 어떤 왕조를 본보기로 삼은 거냐”고 비꼬았다. 이어 “정치가는 사상이 있고 분명한 방향이 있어야 한다”면서 “(시진핑) 당신이 중국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알고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나는 또 감옥에 갈지 모르겠다. 하지만 인민을 위해 다시 한 번 당신에게 물러날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우한 시민들 “죽음도 두렵지 않은데 공산당 무서울 거 같냐”
시 주석을 향한 비난은 지식인들뿐만 아니다. 중국의 일반시민들은 공산주의 체제 자체에 불만을 나타낸다.
지난 1월23일 우한시가 폐쇄된 뒤 트위터·웨이보 등 SNS와 유튜브 등에는 후베이성과 우한시에 남은 시민들이 올린 실제 영상과 주장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팡빈’이라는 시민은 지난 1월 춘절 연휴부터 우한 시내 병원을 돌아다니며 생생한 현장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병원 한 곳에서 5분 만에 시신 8구가 나오는 등 당국의 발표와는 다른 상황을 폭로했다.
칭다오가 고향이라는 시민기자 ‘천추실’은 주변사람을 통해 자신이 촬영한 내용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제는 죽는 것도 두렵지 않은데 내가 너희 공산당을 무서워할 것 같으냐”고 오열하는 천 기자의 모습은 세계 곳곳에서 화제가 됐다.
세계가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는 공식통계를 믿지 않는 데는 이런 중국 시민들의 폭로가 적지 않게 작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