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200만원 회사가 1억1300만원 자본잠식…민주당 영입 후 기업정보 차단, 은폐 의혹
  • ▲ 더불어민주당 14호 영입인재로 임명된 청년창업가 조동인 씨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영입인재 발표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더불어민주당 14호 영입인재로 임명된 청년창업가 조동인 씨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영입인재 발표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이른바 '스펙용 창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4호 조동인(30) 씨가 민주당 영입 이후 자신이 대표로 있는 ㈜미텔슈탄트의 기업정보 차단작업을 벌인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집권여당에 영입돼 4·15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도 검증은 피하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조씨가 운영하는 미텔슈탄트는 창업 이후 정부기관 등으로부터 1억원에 가까운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세금으로 운용되는 정부지원금을 받은 조씨가 기업정보 차단에 나선 것이 과연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정보업체에 정보차단 요청 왜?

    본지 취재 결과 조씨는 민주당 영입이 확정된 뒤 국내 기업정보업체에 미텔슈탄트의 기업정보 외부 제공 차단을 요청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미텔슈탄트는 조씨가 2013년 8월 자본금 200만원으로 설립한 응용소프트웨어 개발분야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의 기업정보는 '크레탑' '케이리포트' '나이스기업정보' 등 국내 기업정보업체들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 조회를 시도하면 "해당기업 사정에 따라 정보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해당 회사는 정보가 부족하여 상세정보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등의 안내문구가 나온다. 

    조씨 측이 사전에 미텔슈탄트의 기업정보 제공 차단을 이들 업체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조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신용정보를 판매하는 기업에서 판매하는 정보는 다 내려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차단 요청 시점에 대해서는 "인재영입이 되고 난 뒤"라고 말했다. 

    "저희 회사에 혹시라도 피해 갈까 봐" 

    조씨는 차단 조치 이유로 "아무래도 다른 분들과 다르게 현직에 있는 상태에서 제안을 받았기 때문에 저희 회사에 혹시라도 피해가 가지 않을까, 그런 부분을 우려해서 내린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조씨 측은 민간업체에 대한 기업정보 제공을 차단했지만, 본지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하는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을 통해 이 회사의 회계 내역을 확인했다. 확인 결과 미텔슈탄트 창업 당해인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회계 기록이 남아있었다. 이들 재무재표에 따르면, 미텔슈탄트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부실기업이었다. 

    2013년 미텔슈탄트의 자본총계는 1100만원이었지만, 4년 뒤인 2017년에는 –1억1300만원이었다. 연도별 당기순이익은 2013년 9000만원이었지만, 2017년에는 66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 ▲ 더불어민주당 14호 영입인재로 임명된 청년창업가 조동인 씨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영입인재 발표 행사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입당원서를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더불어민주당 14호 영입인재로 임명된 청년창업가 조동인 씨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영입인재 발표 행사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입당원서를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부실기업인데도 5년간 정부 지원금 9500만원 받아

    미텔슈탄트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도 정부지원금은 꼬박꼬박 받아 챙겼다. 본지가 파악한 결과 미텔슈탄트는 2013~17년 5년간 총 9500만원의 정부지원금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에서 2014년 3200만원(창업맞춤형사업비)과 2017년 3300만원(창업도약패키지) 등 두 차례에 걸쳐 6500만원을 지원받았다. 또 2017년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에서 3000만원(SW제품상용화지원사업비)을 지원받았다. 

    조씨는 정부지원금과 관련 "지원금은 전부 사업 프로젝트 비용으로 지출했다"고 해명했다. 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지원금을 받는 기업 중 매출을 내는 기업이 별로 없다. 벤처는 하이리스크 분야라서 어렵다"며 "정부가 초기에 지원해주는 건데, 업계에선 3년 내 폐업률이 90%라고 얘기한다. 우리가 7년차인데 7년 버틴 회사도 찾기 진짜 어렵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8년간 5번 창립했다" 영입... 조씨 "스펙 활용할 곳 없었다"

    본지는 29일 조씨가 2015년 기업 3개를 1주일 만에 설립했다 2년3개월 뒤 동시폐업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했다. 이를 놓고 야권에서는 '스펙용 창업'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조씨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개인적으로 창업과 폐업이 스펙이라면 활용할 가치가 있어야 하는데 활용할 곳이 없다"며 "스펙이라는 것은 취업 등 활용할 가치가 있어야 하는데 '대표이사'인 조동인에게 어떤 스펙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창업 경력을 스펙으로 활용할 곳이 없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 28일 조씨를 영입하면서 "조동인 대표는 대학 시절 대기업 취업을 마다하고 도전정신으로 창업전선에 뛰어들어 8년 동안 다섯 번이나 회사를 창립했다"고 소개했다. 

    조씨가 2015년 대한민국인재상, 2016년 청년기업인상, 2017년 대학창업유망팀 300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 2019년 기업가정신교육 우수사례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 등을 수상한 이력도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영입식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창업가는 그 전에 평균 2.8회 실패했다고 한다. 삼세판은 실패해봐야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언급했다. 조씨의 창업 경력이 민주당 영입에 일종의 '스펙'으로 작용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