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검사에 댓글 600여 개 '검란' 조짐… 검사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안타깝다" 분통
  • ▲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뉴데일리 DB
    ▲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뉴데일리 DB

    청와대가 검찰 내부 분위기와 현격히 다른 인식을 드러내 논란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방식에 대한 검사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가운데,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검찰이 크게 반발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취임 이후 벌어진 검찰 ‘인사 대학살’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과 맞물려, 검찰 조직 내부에서는 '검란'(검사의 난) 조짐이 보인다. 김웅 검사가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거대한 사기극”이라 비판하며 검찰 내부망에 올린 사직글에는 역대 최대인 62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전체 검사 2150여 명 중 내부 게시판을 볼 수 없는 파견검사 등을 제외하면 3분의 1에 가까운 수가 공개적으로 동의를 표한 셈이다.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수사 도중 좌천인사를 당한 박찬호 제주지검장은 댓글에서 후배를 두려워할 만하다는 뜻의 '후생가외'라는 말을 되새긴다고 적었다. 기수가 낮은 김웅 검사의 글이 선배를 능가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이 외에도 검사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안타깝다" "지도자로 불리는 사람들은 잿빛 현실은 모르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들 침통… 2차 인사학살 땐 들고일어날 수도"

    서울의 한 검사는 “의도가 뻔한 인사 불이익과 법무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으로 침통해하는 검사들이 많다. 설 연휴 전 2차 인사학살이 일어나면 일선 검사들까지 들고있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가 17일 보도했다.

    그러나 노 실장은 검찰 내부 의견이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을 찬성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판단했다. 노 실장은 16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하고, 검찰 내부 조직문화나 수사관행에 있어 고칠 것이 있다면 고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검찰 내) 다수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내부망 등에서 반발이 나오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내부망은 모든 분이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공간 아닌가. (전체적으로는 반발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사표 내신 분들도 이번 사태로 사표를 낸 분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 실장의 이 같은 언급은 현실을 반영했다기보다 '의도적으로' 지지층만 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총선 전 여권에 불리한 이슈가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권을 향한 분노의 목소리, 정권의 불법행위와 거짓말에 대한 증언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데도 막무가내"라며 "이쯤 되면 문재인 정권이 내세우는 ‘검찰개혁’은 ‘권력남용’이요, '수사방해’ '검찰학살'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는 국민이 위임한 인사권을 남용해 의혹을 덮으려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적법한 절차를 거친 압수수색을 거부하며 수사까지 방해하고 있다"면서 "끓어오르는 화산을 막을 수는 없다. 지금 ‘정권개혁’을 향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