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부서 '이낙연 종로 출마' 기정사실화… 한국당선 맞상대로 '황교안' 거론돼
  • ▲ 이낙연 국무총리. ⓒ박성원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 ⓒ박성원 기자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기 국무총리로 내정되면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다음 행선지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다. 여권에서는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총리의 종로 출마설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진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총리의 차기 행보와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는 종로에 출마하는 쪽으로 무게추가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빠진 자리, 이낙연이 채울 것"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나 "이낙연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확정된 건 아니지만 정세균 의원이 빠진 자리를 채울 정치거물은 이 총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대위원장직까지 맡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총리의 행보에 대해 "종로에 출마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정세균 전 의장이 총리가 되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정리가 됐지 않으냐. 전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이낙연 총리는 오래 전부터 민주당 핵심관계자들 사이에서 회자된 것처럼 종로에 출마하고, 선대위원장직도 맡을 것"이라며 "이 총리께서 이제 총리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단기필마로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아직 정해진 것 없다" 신중

    반면, 민주당은 이 총리의 행보에 대해 공식 발언을 자제하며 신중한 모습이다. 민주당 총선기획단 소속 윤관석 의원은 통화에서 이 총리의 종로 출마설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윤의원은 "이 총리가 종로에 출마하면서 선대위원장직까지 맡을 순 있겠지만 활동력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권에서는 이미 정 의원과 이 총리 사이에 종로지역구 인수인계가 이뤄졌다는 말이 나왔다. 여기에 종로 출마를 원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진작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내부 교통정리까지 끝낸 상태다. 

    임 전 실장은 종로 출마를 위해 평창동으로 이사까지 했지만, 정 의원이 끝내 양보하지 않고 출마를 강행할 의지를 보이자 불출마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불출마선언 직전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당내 운동권 출신 동료의원에게 "이렇게까지 비루하게 정치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종로서 이낙연 VS 황교안 '빅매치' 가능성 부각

    이 총리는 출마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 총리는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어제 주례회동 직후 '총리도 이제 자기정치를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여의도정치에 복귀하겠다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이 총리님이 내각을 떠나는 것이 저로서는 매우 아쉽지만, 국민의 폭넓은 신망을 받고 있는 만큼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이 총리가 종로에 출마할 경우 자유한국당의 맞대응 상대는 황교안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황 대표까지 출마하면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와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가 맞붙는 '빅매치'가 성사될 수 있다. 두 사람이 여권과 야권에서 1, 2위를 다투는 유력한 대선주자라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