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8년 만에 정규앨범 낸 김필 "오랜 꿈 이뤄져 기뻐… 2년간 써놓은 가사들 앨범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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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매력적인 음색으로 '음색남신'이란 수식어를 꿰찬 가수 김필(34)이 데뷔 8년 만에 첫 정규앨범을 내놨다. 앨범 제목은 'Yours, sincerely(유어스, 신시어리)'. 앨범에 담긴 노래들이 마치 오랜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느낌을 담고 있어 지은 이름이다.
수록된 8곡 모두 김필이 작사했고, 이 중 6곡은 김필이 작곡했다. 이외에도 '어쿠스틱 기타'와 '코러스'로 참여하는 등 앨범 곳곳에 그의 흔적이 묻어 있다. 한 마디로 김필의 음악적 역량을 집대성했다고 할 정도로 그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앨범이다.
이승철이 "고드름과도 같다"고 극찬한 깨끗한 보이스와 음색은 여전. 여기에 풍부한 감성까지 더해지면서 또 한 차례 음악적 성장과 발전을 이뤘음을 스스로 입증해냈다.
섬세한 보컬이 짙은 감성으로 업그레이드됐다면, 시를 방불케하는 깊이 있는 가사는 그가 '노래 잘하는 가수'에서 진정한 '뮤지션'으로 거듭났음을 보여준다.
나에게 보내는 편지… '음색남신'의 귀환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신보 음감회'를 연 김필은 "2년간 대체 복무를 하며 틈틈이 노랫말을 써왔다"며 "과연 옳고 그름이 뭔지, 어두운 생각을 많이 했던 때도 있었고, 혼자라고 느껴질 때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일이 정말 어렵구나'라는 고민도 했었다"고 밝혔다.
김필은 "그런 딥한 생각을 하면서 미리 써놓은 가사들도 있지만, 때론 작곡가 분으로부터 무드 있는 곡을 받고 그 자리에서 가사를 쓴 적도 있었다"며 "그때그때 느낀 감정들을 되도록이면 다 기록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스틸 유 = 5번째 곡으로 수록된 'Still You(스틸 유)'의 가사는 김필이 영화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을 보면서 쓴 노랫말이다. 원래 데모 버전에는 영화 속 대사를 추출해 김필이 직접 내레이션을 하고 마무리 작업까지 했는데, 발표된 최종 버전에서는 빠졌다는 설명이다.
"사랑이 끝난 후 혼자서 되내어 보는 감정들이 있잖아요. '여전히 넌 고통이고, 멀게만 느껴지지만, 아직도 내 안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를 한 번 써봤어요."
결핍 = 피아노 선율이 인상적인 4번 트랙 '결핍'이란 노래는 그냥 나로서 살아가도 좋은데, 누군가에게 나를 증명해야 하는 청춘들과 여전히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는 김필 자신을 위해 만든 노래라고.
"내가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오는 그런 느낌이 바로 결핍이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고 있잖아요? 청춘들이 좀 힘들게 느끼는 그런 부분이 있는데요. 살짝 쓸쓸한 그런 느낌들을 적어봤어요."
뷰티풀 스카 = 기타 아르페지오 연주와 중간 중간 나오는 빈티지한 기타 톤이 일품인 'Beautiful Scar(뷰티풀 스카)'는 헤어진 연인에 대한 정리되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들이, 시간이 지난 후 아름다우면서도 아픈 상처로 남아 있음을 알게 됐다는 노래다.
"좋았던 기억이 아픈 상처로 남았다가 다시 좋아졌다가 하는 식으로 시간에 따라 변하는 감정들, 그런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메이비 = 'Maybe(메이비)'는 포크록 계열인 이번 앨범 중에서 가장 트랜디한 곡이다. 강렬한 플럭 사운드를 시작으로 그루브한 베이스와 트랜디한 비트가 다이나믹한 느낌을 선사한다.
"우리가 과거를 생각하면 후회스러운 부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돌이켜 보면 좋았던 추억들이 분명히 있었어요. 그런 순간들을 돌아보면서 내일을 꿈꾸기도 한다는…. 그런 이야기예요."
변명 = 타이틀곡 '변명'은 김필의 개인적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노래다. 처음엔 '가제'로 써놨다가, 곡을 만든 뒤 더 이상 좋은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그대로 변명이란 타이틀을 붙이게 됐다고.
"제가 이루지 못한 희망이나 바람들이 있잖아요. 그것들이 이전에 다 할 수 있었던 것들이라고도 생각해요. 하지만 다른 이들이 보면 그런 게 다 변명처럼 들릴 수 있겠다 싶어 이런 제목을 붙이게 됐어요."
김필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변명의 '최애' 가사는 "Until we free Together together"다.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누군가와 함께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그 대목이 마음에 들어요."
프레이 = 마지막 트랙 'Pray(프레이)'는 김필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노래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 : 현대 기독교 음악)으로도 분류될 수 있는 곡이다.
홀리한 느낌이 나는 어쿠스틱 피아노 연주가 전반적인 곡의 분위기를 이끈다. 미니멀한 악기 구성이지만 풍부한 사운드로 김필의 호소력 있는 보컬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수작.
"'나는 당신을 위해 온맘을 다해 기도합니다'. 그건 저한테도 해당하는 것이고, 누군가에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이런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이런 과정들이 있으니 다 괜찮다는…."
블랙 = 첫 번째 트랙 '블랙(Black)'은 가사는 가장 어둡지만 앨범 중에서 가장 울림이 크고 사운드가 풍성한 노래다. 인트로부터 압도하는 콰이어의 강렬함과 베이스가 마치 김필의 고해성사를 듣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많은 기타와 앰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점층적으로 악기를 배가시켜 감정을 고조시키는 편곡 스타일은 영화 '비긴어게인(Begin Again)'의 사운드 트랙, '텔 미 이프 유 워너 고 홈(Tell me If you wanna go home)'을 떠올리게도 한다."트랙리스트를 노랫말의 흐름을 생각하면서 짰다"는 김필의 말처럼 1번 트랙부터 8번 트랙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감정의 흐름이 있다. 번뇌와 고민으로 점철된 '블랙'에서 시작해 '변명'이나 '결핍' 등으로 후회와 갈등을 반복하다, '뷰티풀 스카' '메이비' '프레이'로 점점 안정을 찾아가는 형식이다.마치 진리를 찾아 떠나는 구도자의 여정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러한 트랙의 흐름만 보면 일종의 콘셉트 앨범으로도 볼 수 있다. 갈증이 해갈되는 마지막 지점에 프레이(기도)가 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사진 출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