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다'는 사실 자체는 청와대도 시인… "송철호 공약 논의한 건 아니다" 군색한 해명
  • ▲ 청와대 전경. ⓒ뉴데일리DB
    ▲ 청와대 전경. ⓒ뉴데일리DB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6·13지방선거 5개월 전인 지난해 1월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소속 장모 선임행정관을 만나 선거공약을 논의했다고 6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청와대가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 사건의 몸통이라는 의심이 짙어진다. 

    송 부시장은 청와대에 이른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를 제보한 인물로, 송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최측근이다. 장 선임행정관은 회동에서 송 시장의 울산공공병원 건립 공약 관련 내용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뒤 송 시장의 선거캠프가 꾸려지고, 송 시장은 울산공공병원 건립을 자신의 공약으로 내세웠다.  

    靑, 회동 사실은 인정 "대통령 공약 설명하는 자리…본연의 업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송철호·송병기·행정관 3인의 회동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출마예정자의 공약을 논의한 자리가 아니라 대통령의 공약을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 행정관이 대통령의 지역 공약사항을 설명했고, 이는 청와대 행정관 본연의 업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를 따져보면 청와대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인 송 부시장은 김 전 시장 재임 시절이던 2015년 울산시 교통건설국장에서 퇴임한 뒤 2017년 8월 송 시장 선거캠프에 합류했다. 2개월 뒤인 2017년 10월에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문모 행정관에게 김 전 시장 관련 비리 의혹을 제보했다. 이때는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제보는 문 행정관이 가공해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고, 반부패비서관실을 거쳐 같은 달 경찰청에 하달된 뒤 2017년 12월 말 울산경찰청으로 이첩됐다.  

    송 시장은 2017년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을 만났다. 이에 대해 황 청장은 "송철호 후보를 1 대 1로 개인적으로 만난 것"이라고 했다. 황 청장은 "지역 인사를 만나는 것은 청장의 일반적인 업무수행"이라고 해명했다. 

    송 시장이 황 청장을 만난 지 1개월 뒤인 2018년 1월부터 울산경찰청은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이후 2018년 3월 경찰은 김 전 시장 측근 비리와 관련해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했다. 자유한국당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울산경찰청은 2017년 12월에만 네 차례에 걸쳐 김 전 시장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조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4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후보 선거캠프 '용광로'가 공식 발족했고, 송 시장은 6월 본선에서 52.8%의 득표율로 40.1%를 얻은 김 전 시장을 12.7%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선 김 시장의 지지율이 송 시장보다 15%p 앞섰다. 

    한국당 "2017년 말부터 울산시장 수사 기획 정황 드러나"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방선거 전인 2017년 말부터 송철호 울산시장 측근인 송병기 현 울산부시장과 청와대, 그리고 민주당과 경찰이 울산시장 수사를 '기획'해온 정황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며 "청와대는 거짓말이 반복될수록 선거 개입의 몸통이 청와대라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