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말레이 총리에… 文 "평화의 지혜 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와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혜를 나눠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협력이 아세안 전체 협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끝으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아세안 9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모두 마쳤다.

문 대통령은 마하티르 총리에게 "아세안(ASEAN)의 현인으로서 존경한다"며 "말레이시아의 조화·화합의 정신은 우리에게 영향을 줬고, 우리의 새마을운동은 말레이시아의 '볼레(Boleh)'로 이어졌다. 지난해 양국 간 무역규모는 200억 달러에 달했고 인적교류도 100만 명을 넘을 만큼 서로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말레이시아의 동방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관련해 "두 정책이 조화롭게 접목돼 4차 산업혁명에 공동 대응하는 한편 스마트시티, 할랄산업 등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방산·보건·중소기업 등 구체적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히티르 "한국 비약적 발전에 감명"

마하티르 총리는 이에 "너무나 따뜻하게 맞이해 주셔서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라며 "한국이 말레이시아보다 개발분야에서 뒤쳐져 있을 때부터 방문했는데, 한국이 비약적 발전을 거둬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관련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신남방정책으로 한-아세안 관계는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에 대해선 "말레이시아는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지지한다"며 "국제평화지대가 설립된다면 분명히 남북 간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이날 회담을 통해 수교 60주년을 맞는 내년 양국관계를 ‘전략적동반자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FTA 필요성 공감, 타결 위해 지속 노력키로

양 정상은 아울러 양국의 경제적 결속 강화를 위한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양국 간 FTA 체결을 위한 노력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국빈방문 당시 FTA 추진에 합의하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국가 가운데 베트남·인도네시아·싱가포르에 이어 네 번째로 교역규모가 큰 국가다.

이 자리에는 우리 정부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비롯해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이호승 경제수석, 주형철 경제보좌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함께했다.

말레이시아 측에서는 사이푸딘 빈 압둘라 외교부장관을 포함해 고빈드 싱 디오 통신멀티미디어부장관, 줄키프리 아흐마드 보건부장관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