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워서 이기는 수밖에 없다”… 나경원 “또 다른 황교안 나올 것” 릴레이 단식 시사
  • ▲ 정미경·신보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청와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에서 동조 단식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미경·신보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청와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에서 동조 단식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종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8일차인 지난 27일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면서 자유한국당의 전투력이 급상승했다. 저마다 “내가 황교안”을 자처하며 대여투쟁에 대한 강경 의지를 드러냈다.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은 이미 황 대표의 바톤을 이어받아 단식을 시작했고, 모든 의원의 동조단식 조짐도 포착됐다.

    정‧신 최고위원은 28일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동반단식에 들어갔다. 전날 오후 11시쯤 황 대표가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실려 간 직후부터 황 대표가 머물던 몽골식 텐트에서 밤을 새운 이들은 이날 오전 ‘동조단식’ 의지를 천명했다.

    “연비제‧공수처법, 대한민국 파괴… 결사반대 黃의 뜻 잇겠다”

    이들은 오후 2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안 대표님의 뜻을 이어가겠다”며 “내가, 우리가 바로 황교안이다”라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법안은 자유 대한민국을 파괴하는 법안”이라며 “이것을 결사반대했던 황 대표의 뜻을 이어받아 끝까지 가겠다”고 다짐했다.

    신 최고위원도 “여전히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누군가는 이곳을 지켜 황 대표의 목숨을 건 투쟁 의지를 관철해야 한다”면서 “다시 한번 호소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즉각 철회하라. 절차적으로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뿐 아니라 견제 없는 독재를 보장하는 악법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동반단식에 돌입한 이유에 대해 “황교안 대표의 얼굴을 보고 있기 너무 고통스러웠다. 혹시라도 쓰러지셔서 병원에 가시면 내가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신보라 최고위원도 같은 생각이 있는 것 같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경원 “또 다른 황교안 나타날 것” 릴레이 단식 가능성 시사

    두 의원의 이 같은 동조단식이 한국당의 모든 의원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부터 우리 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의 단식을 이어간다”며 “또 다른 황교안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황 대표의 단식을 이어받아 릴레이 단식에 돌입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에 따르면, 실제로 당내에서 “패스트트랙 저지, 또 ‘3종 친문농단 게이트’ 국정조사 추진에 대한 강경 의지를 내보이기 위해 전 의원이 동조단식을 하는 것은 어떠냐”는 말이 나온다는 후문이다.

    다만 아직 ‘릴레이 동조단식’ 관련 구체적 계획이나 후속 지원자가 나온 것은 아니다.

    황 대표의 의지가 매우 완강한 터라, 한국당은 황 대표의 결정에 따라 릴레이 단식 관련 방침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의식을 회복한 황 대표는 다시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도, 정‧신 최고위원의 단식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 직후 ‘동조 또는 합동단식이 결의됐느냐’는 질문에 “의총에서 결의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자발적으로 단식하겠다는 의원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아직 확인 안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