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강기정 사과 이어…이 총리 "감정 절제 못하고 국회 파행 원인 제공"
  • ▲ 이낙연 국무총리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고성' '삿대질' 논란과 관련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7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부에 몸담은 사람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국회 파행의 원인 가운데 하나를 제공한 것은 온당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가 사과한 것은 전날 강 수석과 관련된 논란 때문에 예결위 전체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파행한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예결위 전체회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강 수석의 출석을 거부하고 회의에 전원 불참하면서 파행했다. 

    野 "국감에서 정무수석이 고함, 호통…헌정사에 처음"

    이날 야당 의원들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이 총리를 향해 "정부 대표로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이종배 한국당 의원은 "지난주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원내대표 질의에 답변대상도 아닌 정무수석이 느닷없이 일어나서 고함지르고 호통을 치면서 윽박지르고 패악질을 펼쳤다"며 "대한민국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는 국회를 능멸하는 것이자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3권분립을 유린하는 행태"라며 "이낙연 총리께서 정중히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대통령은 정무수석을 즉각 경질하고 이런 사태에 대해서도 국민들께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도 "청와대 정무수석이란 자가 국정감사장에서 행패를 부렸다"며 오만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공세가 이어지자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예결위에서는 당장의 현안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한다"며 "운영위 건은 이미 운영위에서 충분한 유감 표명과 사과가 있었다. 이후 정상적으로 의사진행이 이뤄진 다음에 산회가 됐음에도 또 예결위에서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여야가 또다시 강기정 수석 관련 논란으로 공방을 벌이자 이낙연 총리는 "당사자가 이미 깊이 사과를 드린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에 몸담은 사람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국회 파행의 원인 가운데 하나를 제공한 것은 온당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 총리는 이어 "정부 사람들이 국회에 와서 보면 때로는 답답하고 화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정부에 몸담은 사람의 도리이다. 더구나 그것이 국회 운영에 차질을 줄 정도가 됐다는 것은 큰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 총리 "사의 표명, 아직까지는 안했다"

    이 총리는 "짧은 기간 안에 그만두시는 게 언론에서는 확정된 것처럼 얘기한다. 언제 그만두나"라는 장제원 의원의 질의에는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제가 계획을 세운 바 없고, 제가 세운다고 한들 제 맘대로 될 것도 아니다"로 말했다. 장 의원이 재차 "사의를 표명한 적도 없냐"고 묻자 이 총리는 "아직까지는 없다"고 답했다.

    앞서 강기정 수석은 지난 1일 운영위의 청와대 국정감사 출석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고성을 지르고 삿대질을 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강 수석은 나 원내대표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해 "현재의 방어체계로 막을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억지로 우기지 말라"고 하자 "우기다가 뭐냐고"라며 고성을 지르고 삿대질을 했다. 이 때문에 운영위 국감은 파행했다. 

    강 수석은 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하려 했다가 한국당의 거부로 무산되자 기자들을 만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 속에서 얘기에 끼어든 것은 백 번 제가 잘못한 것"이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