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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9월 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일 양자회담에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일 열리는 나루히토(徳仁) 일왕의 즉위식에 우리 정부를 대표해 참석함에 따라 경색된 한일 갈등 해소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14일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오는 22일 출국해 이날 오후 열리는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고, 당일 저녁 궁정연회에도 참석한다. 23일에는 아베 총리 주최 연회와 일본 정·재계 주요 인사 면담, 동포간담회 등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한일 간 현안인 강제징용·경제보복·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총리의 이번 방일은 실질적인 국가 2인자의 방문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관계개선 의지를 내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꾸준히 일본에 외교적 협상 노력을 강조했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지난 8월 "일왕 즉위식(10월22일)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양 정부가 얼마나 대화를 추진하느냐에 따라 (우리 측의) 일왕 즉위식 참석 여부 및 참석단의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특사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李총리, 아베와 '소주 한 잔' 인연
이 총리는 일본 정·재계 및 언론계에 폭넓은 인맥을 가진 지일파로 알려졌다. 언론인 시절 도쿄특파원, 국회의원 시절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아베 총리와는 이 총리가 의원 시절 서울 삼청각에서 사적으로 만나 소주잔을 기울일 만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두고 대치 중인 양국의 '경제 갈등' 관계 개선 여부가 방일 성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외교당국이 그간 외교장관회담과 국장급 협의를 계속하며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공 배상판결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음에도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월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 등 악화일로였던 한일관계가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약식회담 등을 통해 극적으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3일 이 총리 참석 결정에 대해 "(일본 경제보복의) 해결이라는 완전한 원상회복이 돼야 한다"며 "완전한 원상회복을 하려면 사전에 더 긴밀한 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나서 외교적으로 하자고 요청하는 쪽은 우리 쪽이었다. 그것을 일본은 거부해왔다"며 "광범위하게 시행령을 고쳐 수출규제를 하는 상태에서, 이걸 전제로 '허가를 잘해달라'는 식은 해결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