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공영노조·MBC노조… "지상파 뉴스, 광화문 집회 축소 보도" 개탄
  • ▲ 지난 3일 취재 차 서울 광화문 일대 시위 현장을 찾은 KBS 방송 차량을 향해 시민들이
    ▲ 지난 3일 취재 차 서울 광화문 일대 시위 현장을 찾은 KBS 방송 차량을 향해 시민들이 "편파 왜곡 방송하는 KBS는 문 닫아라" 같은 구호를 외치며 조롱하는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말 대통령에 의해 KBS 이사직에서 강제해임된 강규형 명지대 교수가 시위대로부터 곤욕을 치르고 있는 KBS 방송 차량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뉴데일리
    개천절 휴일, 광화문부터 서울역까지 서울 도심 일대가 '조국 OUT'을 외치는 시민들로 가득 찬 대규모 집회가 벌어졌음에도 양대 공영방송이 이를 여권 집회 때보다 낮은 비중으로 다뤘다는 지적이 각사 내부에서 제기됐다.

    서초동 촛불은 '민심', 개천절 시위는 '보수집회?'

    우선 KBS공영노동조합(위원장 성창경)은 4일 배포한 '서초동 촛불은 톱 뉴스, 개천절 국민 집회는 17번째 뉴스로 보도한 KBS'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거리에서 벌인 시위 중 규모 면에서 사상 최대라는 평가를 받은 이번 국민 집회를 'KBS 뉴스 9'는 당일 밤 9시30분대에 17번째 아이템으로 방송했다"며 "그것도 순수한 집회 관련 소식은 한 개로 보도했고, 다른 한 개는 여야 간 주장을 보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영노조는 "지난 토요일 서초동 촛불집회를 (중계차를 동원해) 톱 뉴스로, 그것도 세 꼭지를 보도한 것과 비교하면 의도적인 '축소 보도'로 보인다"며 "앞서 KBS는 촛불집회를 '시민들의 집회' '촛불 민심'이라고 보도했지만, 개천절 서울 시내 집회는 '보수단체'의 집회라고 방송했다"고 전했다.

    공영노조는 "이날 집회 현장에선 다수 시민들이 '편파왜곡 방송 하는 KBS는 문 닫아라' 같은 구호를 외치며 피켓 등으로 차량을 덮는 일도 있었다"며 "KBS는 보도하지 않았지만 'KBS 방송차량'을 시민들이 둘러싸고 조롱하는 영상까지 유튜브에 공개된 상태"라고 밝혔다.

    "70분 중 단 4분이라도 공평하게 보도했으면"


    MBC노동조합(위원장 허무호)도 같은 날 '70분 중 4분14초만이라도 공평하게 보도할 수 없었나'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10월3일 열린 서울 광화문 집회를 두고 '역사상 최대 집회 중 하나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MBC 뉴스데스크는 광화문 집회 리포트를 9번째로 내보내 또 한번 우리에게 실망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9월28일 서초동 여권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리포트 숫자는 두 개였지만, 그 내용이 문제였다"며 "여권 집회 때 첫 번째 리포트는 '참가자가 많다(3문장)' - '참가자들 주장(6문장)' - '참가자가 많다(2문장)'는 식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야권 집회 첫 번째 리포트는 '참가자가 많다(5문장)' - '참가자들 주장(5문장)'에 이어 '황교안 대표님 약속 지켜서 자유한국당 집회 끝내주십시오'라는 이재오 전 특임장관의 발언을 집어 넣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을 규탄하는 야권 집회 보도에 야당 대표가 약속을 안 지켰다는 문장을 굳이 찾아 집어넣는 집착에 섬뜩함이 느껴진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이를 취재한 기자는 집회 참가자가 많았던 이유를 '여러 단체들이 주관하는 집회들이 합쳐지면서 대규모 인파가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또한 MBC노조는 "9월28일 여권 집회 두 번째 리포트는 집회 규모와 참가자들 모습 그리고 향후 일정을 전하는 내용 등을 전했는데, 10월3일 야권 집회 두 번째 리포트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소개한 뒤 '야당이 막말로 선동정치를 일삼고 있다'는 여당의 비난을 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MBC 뉴스를 보면 MBC를 포함한 일부 언론들이 서초동 집회는 자발적이고, 광화문 집회는 '야당의 동원'이라는 프레임을 짜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담당 기자도 현장 취재를 했으면 광화문 집회에 누가 나왔는지 보았을 것 아닌가? 부부나 친구,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당원들로 보이던가?"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