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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오전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의 '1945' 초연 기자간담회에서 출연 배우들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연합뉴스
배삼식 원작의 연극 '1945'가 오페라로 새롭게 태어난다.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직무대리 김수한)은 '1945'를 오는 27일부터 28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한다.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았다. 이에 국립오페라단은 2017년 국립극단이 연극으로 선보인 '1945'를 오페라로 제작해 한국 오페라 발굴의 소명을 이어나간다.'1945'는 만주에 살던 조선인들이 해방된 고국으로 돌아가고자 머물렀던 전재민 구제소를 배경으로 당시 민초들의 삶을 생생하게 담았다. 생사고락을 함께한 위안부 분이와 미즈코를 중심으로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삶을 향해 나아가는 강인한 면모를 보여준다.원작의 작가 배삼식이 직접 4막 14장의 오페라 대본으로 개작했으며, 작곡은 2018년 음악극 '적로'에서 호흡을 맞췄던 최우정이 참여한다. 연출은 공연계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고선웅, 지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정치용 예술감독이 맡는다. -
- ▲ 17일 오전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의 '1945' 초연 기자간담회에서 소프라노 이명주가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연합뉴스
오페라 대본을 처음 쓴 배 작가는 "인간은 문명 속에서 무리지어 살아갈 때 도덕적인 가치판단의 틀에서 억압과 폭력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며 "작업할 때 항상 자비라는 말을 떠올렸다. 따뜻한 슬픔, 자애로움이 인간에게 있다고 믿고 이를 발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이어 "한국인들에게 1945년은 치욕스러운 일제 치하로부터 독립한 해방의 역사로 기억된다. 이러한 거대 서사 너머에 드러나지 않았던 민초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인간 군상들과 삶의 형상을 재현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1945'에는 1930-40년대 유행했던 창가와 군가를 비롯해 트로트, 엔카, 전래동요 등 다양한 음악들이 나온다. 배 작가의 희곡이 오페라 대본으로 완성된 것은 2018년 12월. 최우정 작곡가는 대본이 완성되기 전부터 작품에 대해 숙고하며 1년 남짓 오롯이 매달렸다.최 작곡가는 "배 작가의 연극 '1945'는 보지 못하고 대본으로만 접했다. 먼저 오페라로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다"며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적 요소들을 모두 넣어 자연스럽게 오페라를 완성시켰다. 배작가의 완성도 높은 대본이 한 몫 했다"고 설명했다. -
- ▲ 17일 오전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의 '1945' 초연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치용 지휘자는 "서양 오페라 못지 않게 예술성을 느끼고 대중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오길 기대했는데 '1945'를 만나면서 그런 바람이 이뤄졌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갖춘 문제작이 될 것"이라며 "무대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희노애락을 다 경험할 수 있다"고 작품의 성공을 자신했다.이번 공연은 소프라노 이명주·김순영·김샤론, 테너 이원종·민현기·정제윤, 메조소프라노 임은경·김향은, 바리톤 유동직·우경식· 이동환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한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이 합류한다.'분이' 역의 소프라노 이명주는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인물이기 때문에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까 고민했다. 누구에게나 차마 말할 수 없는 아픔이 마음 속에 하나씩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과거에 힘든 일이 많았다. 그때 의지, 희망을 갖고 헤쳐나갔던 것 같다. 대본을 읽었을 때 그런 감정들을 느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