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민주당 "국회 능멸 조국 콘서트" 일제히 비난… "청문회 수용" 강력 촉구
  •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과거 SNS에 각종 의혹에 대해 “법적 문제가 없다” “당시 제도가 그랬다”는 등의 변명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해 '조로남불' '조적조' 간담회라는 비아냥이 나온다.ⓒ이종현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과거 SNS에 각종 의혹에 대해 “법적 문제가 없다” “당시 제도가 그랬다”는 등의 변명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해 '조로남불' '조적조' 간담회라는 비아냥이 나온다.ⓒ이종현 기자
    조국(54)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무산 후 기습적으로 감행한 기자간담회에 대해 ‘조로남불’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간담회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간담회 열흘 전인 지난달 22일, 조 후보자는 SNS를 통해 각종 의혹에 대해 “법적 문제가 없다” “당시 제도가 그랬다”는 등의 변명을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는 그러나 단언과 달리 간담회에서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히 조 후보자는 2017년 트위터에 “피의자 박근혜, 첩첩이 쌓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모른다’와 ‘아니다’로 일관했다. 구속영장 청구할 수밖에 없다. 검찰, 정무적 판단 하지 마라”라고 박 전 대통령의 '모르쇠'를 거세게 비난하기도 했다.

    조국, 10일 전엔 "나 몰라라 하지 않겠다"

    조 후보자는 2일 인사청문회가 무산되자 갑작스럽게 같은 날 오후 3시30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겠다고 입장문을 냈다. 그가 입장문을 낸 지 불과 3시간30분 만에 이뤄진 ‘기습’ 간담회였다. 이날 간담회는 11시간가량 진행돼 3일 오전 2시16분 종료됐다. 중간에 쉬는 시간을 제외하면 약 8시간20분 동안 질의응답이 오갔다.

    하지만 간담회 동안 조 후보자는 수많은 기자들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기자 100명(중복자 포함)의 질문에 최소 50여 회나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문제는 조 후보자가 자신의 일가에 대한 의혹이 확산하자 후보자 신분으로 직접 SNS에서 밝힌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가족의 의혹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글에서 “저는 집안의 가장으로, 아이의 아버지로서 더 세심히 (가족을)살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제도가 그랬다’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말하며, 나 몰라라 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그는 민감한 질문들에 대해 “검찰 수사에 맡기겠다” “몰랐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조 후보자가 ‘모르쇠’로 일관한 답변들은 주로 딸 조모(28) 씨의 입시·장학금 특혜와 사모펀드에 관한 질문이었다.

    '딸, 사모펀드' 의혹에 '모른다' 50여 차례

    조 후보자는 딸 조씨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보면 저도 의아하다고 생각된다”면서도 “당시 시점에는 기준이 느슨하고 모호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금 보면 저도 이상하게 보인다. 하지만 교수 인터뷰를 보니 저희 아이가 놀랍도록 열심히 했고, 실험 참석 후에 연구원들의 연구 성과와 실험 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큰 기여했다고 평가한 것 같다”며 “이 문제는 수사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더 많은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대 장학금 의혹에 대해서도 비슷한 대답을 내놨다. 조 후보자는 “내 일에 바빠 딸의 장학금 문제는 알지 못했다”며 “장학금 수혜 사유를 알지 못한다. 검찰에서 수사하면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며 빠져나갔다. 또한 “서울대 장학금 기준에 대해서 잘 모른다”며 “(대상자로)선정돼서 받았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또 다른 쟁점인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사모펀드가 뭔지 잘 몰랐다'며 투자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펀드 투자를 권유한 5촌 조카가 해외에서 귀국하지 않는 이유나 10억원대의 거액을 선뜻 투자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 ▲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힌 입장문.ⓒ조국 페이스북 캡처
    ▲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힌 입장문.ⓒ조국 페이스북 캡처
    조 후보자는 “코링크(조 후보의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영사)라는 이름 자체를 이번에야 알게 됐다. 사모펀드 투자 사실을 몰랐다”며 “사모펀드가 무엇인지 이번에 공부했다. 펀드에 관여하지 않았고, 처남이 제 처의 돈을 빌려 0.99%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도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펀드 투자를 권유한 5촌 조카에 대해서는 “5촌 조카가 (사모펀드 운용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해외에 나가 있다고 하니 하루빨리 귀국해서 수사에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야권, 일제히 '국회 능멸 콘서트' 비난… 청문회 수용 촉구

    정의당을 제외한 야권은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형식과 내용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앵무새처럼 "모른다"를 반복한 조 후보자를 놓고 인터넷에서는 '조무새'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간담회를 "국회 능멸 콘서트였으며, 내용도 ‘모르쇠’ 일관이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그(조국)의 흉측한 삶의 궤적 그대로 반칙, 편법, 위선, 날림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제가 다 민망할 정도로 그의 해명은 거짓말이고 모순덩어리였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도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비판하며 인사청문회 수용을 촉구했다. 미래당은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국정과 민생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된 지 오래"라며 "조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떳떳이 국민의 검증과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상식이 통하는 제대로 된 인사청문회 개최와,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의 정상화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조 후보자 원맨쇼로 의혹은 커졌고 무능만 확인시켰다"며 "국민들의 마지막 기대마저 무참하게 내팽개친 변명과 모르쇠가 전부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