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협상 타결된 것도 아닌데… 2일 국무회의서 '성급한 낙관론'
  • ▲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적대관계가 종식됐다."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판문점 남·북·미 정상 3자 회동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한미 정상회담, 판문점 남·북·미 정상 3자 회동 이후 열리는 첫 국무회의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 전망에 대해 낙관론을 펼쳤다. 

    문 대통령은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남·북·미 정상의 3자 회동도 이루어졌다"며 "이로써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어질 북미 대화에 있어서 늘 그 사실을 상기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대화의 토대로 삼아 나간다면 반드시 훌륭한 결실이 맺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사상 최초"라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그는 "정전협정 66년 만에 사상 최초로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두 손을 마주 잡았다"고 전했다. 

    또 "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25m 거리에 있는 최전방 GP를 방문했다"며 "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함께 DMZ를 방문한 것은 사상 최초"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의미 있게 보셨는지 모르지만 양국 대통령이 군복이나 방탄복이 아닌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최전방 GP를 방문한 것도 사상 최초"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세계를 감동시킨 북미 정상 간의 판문점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를 통한 파격적인 제안과,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호응으로 이루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그 파격적인 제안과 과감한 호응은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며 "기존의 외교문법 속에서 생각하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 상상력이 세계를 놀라게 했고, 감동시켰으며, 역사를 진전시킬 힘을 만들어냈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낙관론'을 쏟아낸 것은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협상이 4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지며 자신이 강조해온 '중재자' 역할이 축소됐다는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완전 타결이 아닌, 이제 막 실무단계 논의를 재개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축배부터 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지난 2월 하노이회담 당일까지도 "남북경협" "종전선언" 같은 장밋빛 전망을 늘어놨다 '노 딜(No Deal)'로 결론 나면서 망신을 자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