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정보관 증언" 5.18 발포 보도, 알고 보니 통역관… 美 "통역은 정보관 못해"
  • ▲ 미 정보부대 군사정보관 출신으로 소개된 김용장씨가 지난달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은 계획된 시나리오였다' 특별기자회견에서 다시 상황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박성원 기자
    ▲ 미 정보부대 군사정보관 출신으로 소개된 김용장씨가 지난달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은 계획된 시나리오였다' 특별기자회견에서 다시 상황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박성원 기자
    JTBC가 '5·18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광주 방문설'을 보도하며, 증언자로 내세운 김용장 씨가 미군 정보요원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JTBC는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정보요원' 출신이라는 김씨의 증언을 토대로 5·18 당시 계엄군의 집단발포, 전 전 대통령의 광주 방문 등을 재조명했다. 그런데 이 증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번역가 설갑수 씨는 2일자 <경향신문>에 '5·18 꿈 같은 증인 김용장은 미 군사정보관이 아니었다'는 제목으로 기고했다. 설씨는 기고문에서 "김용장은 501 군사정보단의 군사정보관으로 근무한 적이 없다"면서 "통역관으로 501 정보단에 1974년 입단했고, 1990년대 중반 통역관을 끝으로 퇴직했다"고 지적했다.

    설씨는 "미 육군 정보보안사령부(INSCOM) 공보국에 따르면 민간인 언어전문가나 통역은 군사정보관으로 활용되거나 임명될 수 없다"며 "그들은 정보전문가로서 훈련되거나 고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화면 캡처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화면 캡처
    JTBC는 '미 정보요원'으로 소개... 표창에는 '통역관'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지난 3월14일과 5월16일 두 차례에 걸쳐 정보요원 출신이라는 김씨의 증언을 토대로 5·18 당시 계엄군의 집단발포, 전 전 대통령의 광주 방문 등을 재조명했다. 

    그런데 16일 방송 이후 문제가 불거졌다. 방송 화면에 비친 부대 표창장에서 그가 민간 통역관으로 근무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5월16일 방송이 소개한 부대 표창장에 김씨는 정보요원이 아닌 '통역관Language Specialist)'으로 표시돼 있었다. 복무기간은 1995~1996년으로 적혀 있다. 이는 두 차례에 걸친 5·18 관련 보도에서 김씨와 인터뷰를 내보내며 '미군 501 정보여단 소속 정보요원'이라고 소개한 JTBC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김씨와 첫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3월14일이다. 김씨 역시 자신을 MI(Military Intelligence)라고 소개했다. 이후 파장은 엄청났다. 5·18 관련 과거 기록들이 재조명되며 일각에서 언급하는 "5·18은 전두환 집권을 위한 신군부의 시나리오"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김씨 신원 의혹 증폭…JTBC 왜곡보도 이력도 재조명

    그러나 방송이 주장한 것처럼, 김씨가 미군 정보요원 출신임을 증명하는 자료는 드러나지 않았다. 김씨를 가리켜 '정보요원 출신'이라고 소개한 JTBC의 주장뿐이었다.  

    김씨의 이력에 '의혹'이 가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5월13일 국회에서 열린 '5·18은 계획된 시나리오였다'는 기자회견에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집단발포 1시간 전 광주를 찾아 사살명령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씨가 1980년 5월21일 정오쯤 헬기를 타고 K57 광주비행장에 왔다. 비행단장실에서 약 1시간 회의를 하고 서울로 돌아갔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당시 헬기 비행계획을 확인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

    JTBC "특전사 동원" 보도... 알고 보니 "대기중"

    JTBC는 1980년 5월8일 작성된 DIA 문건을 공개하면서 "특전부대가 학생시위 진압에 동원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로 방송에 나온 원문은 '특전대가 한 대학 근처에 배치돼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대기중'이라는 것이었다. 김씨의 이력 외에 JTBC의 보도 자체가 사실과 달랐던 부분이다.

    JTBC 뉴스룸은 지난해 5월에도 "광주를 비행하는 항공기들이 더 이상 사격을 받지 않고 있다"는 1980년 5월23일 주한미군대사관 비밀전문을 "항공기들이 광주에서 더 이상 발포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해 '왜곡보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