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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합격자 수 1691명으로…그 뒤에 숨은 ‘밥그릇' 싸움

로스쿨 학계 “미국처럼 자격시험화 해야” vs 법학계 “로스쿨 실패, 사법시험 복귀”

입력 2019-04-30 15:35 수정 2019-04-30 18:23

▲ 지난 22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앞에서 열린 로스쿨 학생들의 집회 현장.ⓒ김현지 기자

변호사시험(변시) 합격자 수를 두고 변호사업계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업계에선 법무사·변리사 같은 유사 직역 통·폐합 없는 변호사 증가는 법률시장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반면, 로스쿨 학생들은 변시 자격시험화 등을 통해 합격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선 양 측의 요구사항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라며 결국 '밥그릇싸움'이라고 지적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6일 2019년도 제8회 변시 합격자를 총 응시인원 3330명 중 1691명(합격률 50.78%)으로 결정했다.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가 합격자 결정기준을 다시 논의하기 위해 소위원회를 구성, 장기적으로 적합한 합격자 결정기준을 연구·검토할 방침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번 변시 합격률은 지난해(49%)보다 소폭 상승했다. 그간 로스쿨 출신 학생들로 이뤄진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와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비율을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스쿨 학계 “장기적으로 미국 자격시험처럼 가야”

이들은 변시 합격자 발표 나흘 전인 지난 22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바꿔라”라고 주장했다. 법조계 문턱을 낮춰 일정 점수만 넘으면 변호사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학생들은 △양질의 법률 서비스 제공 △고시낭인을 없애려는 로스쿨 제도의 취지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로스쿨 관련 학계는 로스쿨 학생들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을 도입한 취지가 “고시낭인을 없애려는 것이었다”며 “변호사생활을 못할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면 합격시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미국처럼 자격시험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 대한변협은 22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앞에서 유사직역 철폐 등을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김현지 기자

익명을 요구한 서울 시내 한 대학의 A교수는 “(다양성·전문성을 지닌 법조인 양성이라는) 기존 로스쿨 제도의 취지는 옳기 때문에 변시 합격자 수를 높이는 건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A교수는 그 이유로 △법무사·노무사 등 유사 직역 종사자들은 변호사가 적었던 시절 국민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과거 문화라는 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양산하기 위한 로스쿨 제도의 취지 등을 들었다.

변협 “유사 직역 문제 해결 선행돼야”

반면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등은 변호사 수 증가보다 유사 직역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변협은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로스쿨 도입 취지는 유사 직역을 통폐합해 변호사 제도로 일원화하고, 복잡한 법적 분쟁을 전문·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법조인을 양성하는 것”이라며 “실제 신규 변호사 배출 인원은 크게 증가한 만큼 법조직역, 직역 간 통폐합 등에 대한 전면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로스쿨을 제외한 법학계에선 로스쿨 제도가 완전히 실패했다며 ‘신(新) 사법시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25개 로스쿨을 제외한 139개 법대 교수 등 2000여 명으로 구성된 대한법학교수회(회장 백원기 인천대 교수)는 29일 성명을 통해 “(합격률을) “인위적으로 상향결정해 하향추세 곡선을 상향추세로 돌려놓은 것으로 순리에 반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법학계 “로스쿨 실패… 신(新) 사법시험 도입해야”

교수회는 “변호사시험 합격 기준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54.55점인데, 절반 정도를 정답으로 맞힌 합격자들을 전문 법조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로스쿨이 기술법학으로 전락해 법학교육의 전문성을 저하시킨 점 △특정 명문 로스쿨의 변시 합격자 독식현상 심화 △법조인조차 부정하는 양질의 법률 서비스 제공 능력 등 심각한 폐해도 언급했다.

교수회는 로스쿨에 진학할 수 없는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도 응시할 수 있는 ‘신(新) 사법시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회는 “이 시험이 변호사시험에 대응해 전문적 사법관을 선발하는 공직시험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변시에 최종적으로 떨어진 로스쿨 졸업생들에게도 (신사법시험에) 응시기회를 줘, 로스쿨낭인을 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별도의 두 가지 시험을 실시해 공직 사법관과 자유직 변호사를 따로 뽑으면 양자 유착으로 인한 사법비리를 원천적으로 없앨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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