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법조계 ‘사회주의자 서훈' 토론회… "文정부가 역사 거꾸로 세워" 비판
  • ▲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주의자 서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이종현 기자
    ▲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주의자 서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이종현 기자
    약산(若山) 김원봉 등 공산주의 계열 항일운동가에게 훈장을 주려는 문재인 정부의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산하기관인 독립기념관을 통해 '약산 김원봉 독립운동 업적' 등을 주제로 한 일련의 토론회를 계획하며 군불때기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야당 국회의원들이 ‘사회주의자 서훈,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맞불토론회를 열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성일종·정태옥 의원 공동 주최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법조계 인사들은 최근의 ‘서훈’ 움직임을 “좌익세력이 벌이는 대한민국 전복전쟁의 한 방식”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건국이 아닌 세계공산주의를 위해 항일을 전개한 사람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토론 참석자들의 공격은 보훈처의 김원봉 서훈 움직임과, 남로당 활동 의혹을 받는 손혜원 의원 부친 손용우 씨의 독립유공자 지정으로 집중됐다.  
  • ▲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주의자 서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개회사하는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이종현 기자
    ▲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주의자 서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개회사하는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이종현 기자
    김진태 “손·김 서훈은 김일성 서훈하는 꼴”

    김진태 의원은 개회사에서 “손혜원 의원의 부친은 간첩 혐의를 받고 있고, 김원봉은 남침 주범”이라며 “이들을 유공자로 서훈하는 것이 김일성을 서훈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현대 문명국가에서 그 나라의 적에게 훈장을 달아주는 일은 보지 못했다”며 “이들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한다면 대한민국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옥 의원은 “대한민국 이름으로 이들을 서훈하는 것은 건국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멸망시키려 남침을 감행해 200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사람이 훈장을 받는 것은 역사를 거꾸로 세우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 ▲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주의자 서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개회사하는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 ⓒ이종현 기자
    ▲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주의자 서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개회사하는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 ⓒ이종현 기자
    “훈장 주고 싶다면 북에 데려가서 줘라”

    약산 김원봉은 일제강점기 항일무장투쟁에 투신했다. 그러나 해방 후 북한정권 수립에 참여하고 6·25 남침에 간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검열상과 노동상을 역임하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전력도 있다. 부위원장 직은 국가 부원수급에 해당하는 직위다. 북한의 2인자였던 셈이다. 

    독립유공자 7수생인 손혜원 의원의 부친 손용우 씨는 문재인 정부에서 독립유공자로 선정돼 ‘애족장’을 받았다. 앞서 1982년부터 독립유공자 신청을 했지만 여섯 번 탈락했다. 이로 인해 손 의원의 부친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심재철 의원은 “공산주의자에게 훈장을 주겠다고 하는 문재인 정권의 성격이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은 “훈장을 주고 싶다면 북한에 데리고 가서 주면 될 일이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공산주의자 서훈한 文... 결국 대한민국 ‘부정’세력 

    유광호 자유민주연구학회 회장은 “김원봉을 독립유공자로 지정하려는 시도는 ‘훈장을 주느냐 마느냐’ 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좌익, 즉 반(反)대한민국 세력이 선택한 국가전복전쟁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유 회장은 ‘공산주의자의 항일활동을 독립운동으로 인정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독립은 건국을 포함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한 독립운동은 독립운동으로서의 가치를 갖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공산주의 체제를 위한 항일운동은) 대한민국에 대해선 반국가행위이자 반민족행위”라며 “그래서 좌익은 독립이 아니라 민족해방이라는 아주 특수한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1945년 8월15일을 민족해방으로 보지 않는다”며 “사회주의자들의 반일운동은 국제공산주의를 위한 계급투쟁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유 원장은 “정치적으로 평등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김원봉에 대해 “공산주의를 본격적으로 접한 후 ‘임시정부를 해체하라’고 투쟁했던 사람”이라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따르는 국민에 반역한 사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애족장은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훈장”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회장은 김원봉·손용우 씨의 독립유공자 서훈의 위법성을 지적했다.

    김 회장은 “손용우 씨의 독립유공자 서훈은 반헌법적”이라며 “손씨가 받은 애족장은 대한민국 건국에 공이 있는 사람에게 주는 건국훈장인데 손씨는 사회주의 활동 이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손혜원 의원은 자신의 아버지가 여운형의 청년비서였다고 주장하며 공산당과 별개라고 하지만, 여운형도 엄연히 대한민국 건국을 방해한 사람”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손씨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한 것은 공산주의와 싸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파괴한 최악의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단순히 항일투쟁을 했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는 위헌적인 사람에게 훈장을 줄 수 없다”며 “앞으로는 건국 공로가 뚜렷한 사람에게 훈장을 수여한다는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