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이준석 권은희 "지도부 총사퇴" 요구, 최고위 불참…이언주 의원은 탈당 예고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8일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대거 불참하며 손학규 대표를 향한 '불신'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이날 "지금 내가 당대표를 그만두면 누가 대표를 하느냐"며 맞불을 놨다.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는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정책위의장 권은희(광주 광산을, 권은희 최고위원과 동명이인),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도 개인 사유로 회의에 나타나지 않았다. 손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만 참석했다. 지도부 7명 중 5명이 불참한 가운데 회의가 열렸다. 

    손 대표는 이날 회의를 시작하며 "오늘 최고위원들이 많이 못 나오셨다"며 씁쓸한 듯 말했다. 이어 "당의 많은 의원들, 지역위원장들, 당원들이 다음 선거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렇지만 다음 총선거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이 주도하는 통합의 정치와 중도정치를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이런 정신을 갖고 당을 지키면 우리 당이 총선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대한민국 정치를 새롭게 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한국당과 통합 용납 못해"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끌어내리려는 당내 분위기를 문제삼았다. 그는 "지금 당 체제를 뒤바꾸려고 하는, 손학규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그 의도가 무엇인지 잘 안다"며 "한국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당세를 모아 다시 한국당과 통합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분당론·제3지대론 등에 대해 손 대표는 "지금은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 당이 통합해서 제3세력의 중심을 확실히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선을 그었다.

    손 대표는 '마이웨이'를 외쳤지만, 이날 최고위에 불참한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 역시 더욱 노골적으로 지도부의 책임을 묻물었다. 

    하태경 "손 대표 체제, 비전 못 보여줘"

    하 의원은 이날 아침 손 대표를 만나 현재 당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하 의원에게 "버티면 길이 있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모습으로 국민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오만"이라며 "바른미래당이 성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손 대표 체제에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아무리 야당이라 해도 보선에서 3.57%라는 성적표로 현 운영방식을 부정당한 상황에서 지도부가 일체의 쇄신조치나 재신임 과정 없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비판이나 타 정당 평가를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으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말했다.

    당원권 1년 정치 처분을 받은 이언주 의원은 "내년 총선에 바른미래당으로 출마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탈당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