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고립되는 동안 뭐했나” 김부겸 책임론 거세… 文정부 북한‧경제 정책에 반감도
  • ▲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뉴데일리DB
    ▲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뉴데일리DB
    청와대의 최근 개각이 ‘총선용’이라고 비난 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다. 총선을 앞두고 TK(대구‧경북) 지역 민심을 사기 위해 ‘차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 때문이다. 그만큼 김 장관에 대한 여권의 기대도 컸고, 야권의 경계심도 높았다. 하지만 실상 ‘김부겸 역할론’의 파급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는 문재인 정부의 ‘TK 패싱’에 대한 책임을 김 장관에게 묻겠다며 단단히 벼르는 분위기다.

    대구 수성구갑이 지역구인 김부겸 장관이 지난 8일 발표된 개각으로 장관직을 내려놓고, 여의도로 복귀한다.

    당장 김 장관은 이반된 ‘지역구 민심 돌리기’라는 특명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장관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한국당 텃밭’이었던 대구에서 민주당 당적으로 당선된 유일한 인물이다. 당시 62.3%라는 높은 득표율이 반증하듯 김 장관은 지역감정을 탈피한 인물이라는 ‘상징성’으로 단숨에 유력 대권 후보로까지 올라섰다.

    한국당 텃밭 대구서 당선된 유일한 민주당원

    때문에 여권에서는 김 장관이 현 정부 장관으로 쌓은 경륜을 바탕으로 TK에서 강력한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후 일어난 TK 보수 집결 분위기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지역 활동을 강화하는 김 장관의 행보가 이 같은 주장을 방증한다. 김 장관은 이달 중순 국회에 상주하던 일부 보좌진을 대구로 급파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치권에서는 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대기업 유치 및 구미형 일자리 토론회를 개최한 것도 지역 현안 해결에 역할을 하겠다는 일종의 메시지로 보고 있다.

    구미 반도체 클러스터 무산, PK 신공항 등 불만

    하지만 김 장관의 앞날은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의 ‘TK 패싱론’이 팽배한 탓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그동안 TK에 대한 문 정부의 ‘인사 패싱’ ‘예산 패싱’ 등을 크게 문제 삼아 왔다. 가장 최근에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의 구미 유치 무산 등으로 문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기조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정부‧여당이 연일 ‘PK 민심 챙기기’에 주력하며 동남권 신공항 띄우기에 나선 것도 TK의 불만이다. 정부‧여당이 나서 TK와 PK 간 갈라치기를 주도하는 탓에 TK가 고립됐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김 장관이 지역구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지역민의 평가는 김 장관 입장에서는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이른바 ‘김부겸 책임론’이다. 김 장관이 행안부 장관을 지내면서 당선 후 2년 간 지역 활동에 집중하지 못한 것도 민심 이반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김 장관의 지역구인 수성구는 중산층이 많이 모여 산다. 문재인 정부의 북한‧경제 정책에 반발이 굉장히 큰 상황”이라며 “약 20% 정도의 지지층을 제외한 80%의 대다수는 ‘김부겸 역할론’에 회의를 제기한다. 김 장관이 지역을 위해 크게 한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펼치는 정책에 대해 김 장관이 적극 지지하면 지지했지, 지역민을 대변한 게 뭐가 있나. 자기 철학과 소신으로 정책을 주도하지 못했다. 지역민들은 절대 김 장관을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간간이 지역구에 내려와 행사 같은 걸 챙겼다고 해도 공백이 무려 2년이다. 총선을 1년 앞두고 내려온다고 해서 돌아선 민심을 얼마나 돌릴 수 있겠나”라며 김부겸 역할론에 대한 회의를 표했다.

    "지역민 대변한 게 뭐 있나" 볼멘소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 장관의 원내대표 출마설도 제기된다. 친문 중심으로 총선 구도가 기울 것을 막아야 한다는 비문계의 우려 때문이다. 김 장관은 행안부 장관에 임명되며 ‘신문(新文)’이라는 말도 돌았지만 여전히 비문이라는 색채가 짙다. 다만 김 장관이 내각에서 복귀하자마자 원내대표에 출마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