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나선 시범경기서 2홈런 2타점 2득점 맹타
  •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가 21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가 21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4년 만에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나선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복귀 첫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시각으로 25일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소재 레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범경기에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강정호는 2회말 상대팀 투수 트레버 리처즈의 변화구를 때려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강정호는 4회에도 1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헥터 노에시의 슬라이더를 공략, 또 다시 마이애미의 왼쪽 담장을 넘겼다.

    이날 2타수 2안타 2홈런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인 강정호는 6회 초 수비 때 교체돼 경기를 마무리했다.

    2015년 시범경기를 치르고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에 데뷔한 강정호는 이듬해 열린 시범경기엔 무릎 부상 여파로 참여하지 못했고, 2017~2018년 시즌엔 음주운전 사건으로 발이 묶여 두 시즌을 개점휴업 상태로 지내왔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 보도에 따르면 허들 감독은 이날 강정호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자 벤치코치를 바라보며 "강정호는 정말 미쳤다"며 탄성을 내질렀다는 후문이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강정호는 "오랜만에 실전 경기를 치렀는데 다행히 첫 단추를 잘 꿰맨 것 같다"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금과 같은 컨디션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5월 7일 무릎 부상에서 복귀할 때에도 홈런 두 방을 쏘아올렸던 사실을 기자들이 상기시키자 "홈런을 치려고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복귀전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게 선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3회 이상 음주운전한 사실이 적발돼 2017년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강정호는 이 사건으로 미국 비자 발급까지 거부돼 2017~2018시즌을 통째로 날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9월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강정호는 2017년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열린 윈터리그에 참여할 당시 인연을 맺은 스티브 김(71) 목사 부부를 통해 기독교에 귀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독교 신자가 된 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야구는 물론 신앙적으로도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