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KC-330 MRTT 1호기 전력화… 독도·이어도 작전 10분서 1시간으로 늘릴 수 있게돼
  • ▲ 한국 공군의 첫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 ⓒ공군 제공.
    ▲ 한국 공군의 첫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 ⓒ공군 제공.
    우리 공군의 숙원사업이 30년 만에 이뤄졌다. 공중급유기 1호기가 전력화한 것이다. 이로써 공군은 독도와 이어도는 물론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경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됐다. 공군은 30일 김해기지에서 정경두 국방장관 주관으로 공중급유기 ‘시그너스(Cygnus, 백조)’호 전력화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은 기념사에서 “공군의 오랜 숙원이었던 공중급유기 도입으로 전략·전술적 측면에서 커다란 전기를 맞게 됐다”면서 “전투기들은 공중급유를 통해 전투행동반경을 확대해 독도와 이어도에서의 작전시간을 획기적으로 연장하게 됐고, 방공식별구역 수호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오늘 전력화되는 공중급유기는 급변하는 안보상황 아래서 전방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역량을 한층 강화시켜 줄 것”이라면서 “이제 우리 공군은 세계적 수준의 ‘강한 힘’을 갖추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켜 나가야 하며, 지역안정과 세계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 ▲ F-15K 전투기에 공중급유를 하는 KC-330. KC-330은 일반적인 플라잉 붐 방식은 물론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의 급유도 가능하다. ⓒ공군 제공.
    ▲ F-15K 전투기에 공중급유를 하는 KC-330. KC-330은 일반적인 플라잉 붐 방식은 물론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의 급유도 가능하다. ⓒ공군 제공.
    공군은 이번 1호기 전력화를 시작으로 4월, 8월, 12월에 나머지 3대도 모두 전력화할 예정이다. 공중급유기는 제261공중급유비행대대 소속으로 활약하게 된다. 정상적인 작전은 2020년 7월부터 시작한다. 공군은 이를 위해 2018년 4~9월 스페인에서 관련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마찬가지로 김해기지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남동쪽에 있어야 중국·일본과 갈등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서다.

    공중급유기 도입은 2015년 6월30일 국방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기종을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미국 보잉사의 KC-46과 에어버스의 A330 MRTT가 경합을 벌였다. 국방부는 평가 끝에 공중급유능력뿐만 아니라 수송능력도 탁월한 에어버스 A330 MRTT 기종을 선정했다. 전력화에 맞춰 기종 명도 KC-330(해외에서는 KC-30A)으로 바꿨다.

    KC-330은 보잉 767의 경쟁기종인 에어버스 A330-200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길이 58.8m, 폭 60.3m, 높이 17.4m로 보잉 767보다 더 크다. 최대이륙중량은 233t으로, 이 가운데 연료가 65t이다. 공군의 F-15K는 10여 대, KF-16은 20여 대까지 급유할 수 있다.
  • ▲ 화면을 통해 급유용 붐 테일을 조종하는 담당 요원. ⓒ공군 제공.
    ▲ 화면을 통해 급유용 붐 테일을 조종하는 담당 요원. ⓒ공군 제공.
    또한 승객 300명이나 컨테이너 등 화물 47t을 실을 수 있다. 연료는 최대 113.4t(24만5000파운드)을 실을 수 있으며, 이때 항속거리는 7400km, 연료나 화물을 적게 적재했을 때 최대항속거리는 1만5320km에 이른다. 작전행동반경은 1800km로 한반도 전역을 감당할 수 있다.

    공중급유기가 없을 경우 공군은 독도와 이어도에서 제대로 작전을 펼치지 못한다. KF-16전투기는 독도에서 10분, 이어도에서 5분 정도만 작전이 가능하며, F-15K는 독도에서 30분, 이어도에서 20분가량만 작전을 펼칠 수 있다. 그러나 공중급유기 도입에 따라 KF-16과 F15K의 작전시간은 각각 1시간 이상 늘어나게 됐다.

    공군은 KC-330 공중급유기가 국제평화유지활동이나 해외에서 재난·재해 발생 시 고립된 우리 국민을 수송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300명의 인원을 수송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방위사업청의 사업추진 경과보고로 시작된 이날 전력화 행사에는 역대 공군참모총장,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