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서울서 협박·폭행 통해 시가 100억 건물 3채 8억에 이전실형 선고됐지만 빼앗은 100억대 건물은 그대로 소유범죄수익규제법 2001년 시행…이전 범죄수익 소급 몰수 불가공소시효 만료로 형사 처벌·추가 환수 사실상 불가능문성호 서울시의원 "공소시효 정지 확대·몰수·제3자 고발 강화" 건의
  • ▲ 문성호 의원이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 문성호 의원이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부동산폭력단 사건'을 계기로 공소시효 제도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서울시의회에서 나왔다.

    1990년 보도를 통해 알려진 부동산폭력단 사건은 당시 부동산업자 오모 씨가 폭력조직 동화파의 대부 최모 씨와 결탁해 서대문구·서초구 등 서울 시내 건물주들을 협박·감금·폭행한 뒤 시가 약 100억원 상당의 건물 3채를 8억원 규모의 헐값에 넘겨받은 사건이다. 

    당시 서울지검 서부지청은 오 씨 등 6명을 공갈 및 범죄단체 조직 혐의 등으로 구속했고 오 씨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범죄수익규제법이 2001년 제정·시행되면서 그 이전 범죄수익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이 불가능했고 형법상 몰수 규정 역시 한계가 있어 오 씨는 관련 부동산의 소유권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문성호 의원(국민의힘·서대문2)은 해당 사건을 계기로 조직폭력 범죄의 공소시효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피해자 권리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관련 법령 개정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발의했다고 12일 밝혔다. 문 의원은 해당 건의안을 '종양 제거법'이라고 명명했다.

    문 의원은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위력이 행사된 중대 범죄의 경우, 공소시효와 소멸시효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지 않으면 피해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건의안에는 형사소송법, 민법,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개정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선 형사소송법과 관련해 공소시효 정지 사유를 확대하자는 제안이다. 현행법은 피의자의 국외 도피 등으로 정지 사유를 제한하고 있는데 가해자의 위력으로 피해자가 신고하지 못한 기간도 시효 정지 사유에 포함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복 우려 등으로 뒤늦게 신고하는 경우에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민법상 불법행위에 대한 소멸시효 규정도 손질 대상으로 제시됐다. 반사회적 조직폭력이나 가해자의 위력으로 권리 행사가 저지된 경우 그 장애가 해소된 날부터 시효를 기산하도록 해 '시효 뒤에 숨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는 피해자의 안전이 확보된 시점부터 공소시효를 기산하는 특례를 신설하고 피해자가 직접 나서기 어려운 경우 제3자의 고발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고발 기간 제한을 완화하거나 연장하고 제보자 보호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 의원은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위력이 확인된 중대 범죄로 범위를 특정해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려는 것"이라며 "폭력조직이 건재한 동안에는 시효가 흐르지 않도록 해 가해자들이 시간만 끌면 된다는 계산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건의안은 서울시의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와 정부에 전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