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버지 아들 앞세워 피해자들과 접촉… 원금 변제 조율
  • 20여년 전 거액의 채무를 지고 뉴질랜드로 야반도주한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5·사진)의 부모(신씨 부부)가 지난해 12월 중순경 변호사를 선임,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를 시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뉴데일리 충청본부>와 충북 제천경찰서 측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울의 모 법무법인 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신씨 부부는 제천경찰서에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고 경찰로부터 구체적인 피해 규모와 피해자 명단을 확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취재 결과 제천경찰서에 마이크로닷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람은 총 14명이고, 피해 규모는 20여년 전 원금 기준으로 6억 원 미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크로닷, 일부 피해자들과 '대리인' 통해 접촉

    이와는 별도로 '아들' 마이크로닷도 부모의 채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피해자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BS funE>와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닷은 부친의 큰형 아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1998년께 자신의 부모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일부 피해자들과 극비리에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마이크로닷은 피해자들 중 나이가 많은 사람과, 피해 액수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에 한해서 합의를 시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것도 원금 일부만 변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일부 피해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는 <SBS funE> 측에 "IMF 시기에 수천에서 수억 씩을 빌리고 사라졌다가, 20년이 흐른 뒤 나타나서 원금을 갚겠다고 하니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뒤늦었지만 한국에 와서 피해자들에게 성의 있는 사과를 하고, 책임 있는 변제 의지를 보이는 게 사람의 도리가 아니겠는가"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12일 국제경찰인 인터폴을 통해 신씨 부부에 대한 적색수배령을 내린 경찰은 최근 청주지검 제천지청과 협의, 뉴질랜드를 상대로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씨부부, 1998년 젖소 85마리 처분하고 '증발'

    충북 제천시 송학면 무도1리에서 낙농업을 하던 신씨 부부는 원유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면서 사료비 상승에 따른 부채 해결이 어려워지자 1998년 5월 31일 젖소 85마리와 트랙터를 처분하고 자취를 감췄다.

    이로 인해 당시 신씨 부부에게 정부 지원금 연대보증을 서줬던 농가들과 사적으로 돈을 빌려줬던 지인들이 작게는 몇백만 원대부터 크게는 수천만 원대까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피해 규모를 6억원 미만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마을 주민들은 "차용증도 없이 빌려준 돈과 곗돈까지 모두 합하면 피해 규모가 20억 원에 육박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사실이 지난해 11월 뒤늦게 국내 언론에 보도되자 신씨 부부는 같은 달 20일 YTN 뉴질랜드 리포터와의 통화에서 "여권을 만드는 데 통상 2~3주가 걸린다. 상황 파악 후 사과할 것이 있으면 사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겠다"며 "여권이 만들어지는 대로 한국에 들어와 사실 관계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마이크로닷의 부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해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던 마이크로닷도 당시 충북 제천경찰서에 피해 진정서가 접수된 내용 등이 기사화 되기 시작하자, 지난해 11월 21일 사과의 뜻을 담은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마이크로닷은 "늦었지만 저희 부모님과 관련된 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부모님께 피해를 입으셨다고 말씀하신 분들을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뵙고 말씀을 듣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식 입장문을 발표한 지난해 11월 21일 이후부터 마이크로닷은 대외 활동을 접고 '칩거'에 들어간 상태다. 한 매체의 보도로 그가 여전히 한국에 체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지만 정확히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뉴데일리> 보도([단독] 마이크로닷 부모, 뉴질랜드 자택서 발견)로 뉴질랜드 북부 오클랜드시 자택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신씨 부부 역시 '한식부페식당' 등 사업장에도 나타나지 않는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