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 “英의정 사상 200표 넘는 표차로 부결된 것 처음”…노동당, 불신임 투표 요구
  • ▲ 英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되는 것을 보는 테레사 메이 총리. 나라 잃은 김구 같은 모습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英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되는 것을 보는 테레사 메이 총리. 나라 잃은 김구 같은 모습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이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압도적 표차로 부결됐다. 현지 언론들은 ‘브렉시트’ 가능성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정치적 입지까지 위태로워졌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이날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하원 표결 결과 432명 반대, 202명 찬성으로 부결됐다고 전했다. 하원에서 안건이 230표 차이로 부결된 것은 1924년 이후 처음으로, 여당의 기록적 패배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통신은 “이번 투표는 영국 의회사상 최악의 패배”라며 “제레미 코빈 노동당수는 메이 총리 내각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당초 3월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가 이번 표결로 인해 어려워지면서 영국은 1973년 유럽연합(EU) 창설 계획에 참여한 지 거의 반세기만에 가장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반대에 보수당 의원 100명 이상이 가담한 것도 메이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는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킨 것을 두고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하원의원들은 영국 국민이 투표로 결정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존중하겠다는 의도가 없다”고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은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그가 EU와 협상할 수 있는 여건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주장했지만 반대 측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보수당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브렉시트’ 지지자인 보리스 존슨 의원마저 ‘협상은 끝났다’며 브뤼셀(EU 본부)에 가서 더 나은 협상 조건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에 노동당은 물론 보수당 의원들까지 대거 참여하고, 노동당이 불신임투표를 요구함에 따라 메이 총리가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메이 내각은 2년도 채 안돼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