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김정일 그늘 벗어나 권력 자신감… 외국 호감 얻으려 개방-외교적 이미지 구축”
  • ▲ 평양 순안비행장에 걸린 김정은의 대형 초상화ⓒ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 순안비행장에 걸린 김정은의 대형 초상화ⓒ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겔 디아스 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4일 북한을 국빈 방문했다. 당시 평양 순안공항에는 김정은과 쿠바 지도자의 대형 초상화가 함께 내걸렸다.

    워싱턴포스트는 "2011년 아버지 김정일의 사망으로 권력을 잡은 김정은의 공식 초상화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와 관련된 북한 전문가 김수 前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분석가의 분석을 지난 8일(현지 시간) 소개했다.

    권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

    초상화 속 김정은은 정장 수트를 입고, 넥타이를 맸으며, 검정색 테두리의 안경을 쓰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김수 분석가는 “그림 한 장을 통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우선 '초상화 속 김정은의 표정이 매우 유쾌하고 즐거워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같은 김정은의 표정이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데 충분히 자신감이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더 이상 아버지 김정일과 할아버지 김일성의 그늘에 머물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 준다고 해석했다. 그는 초상화를 공개한 데 대해 "김정은이 이제 그의 리더십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믿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시대 개막의 신호탄

    그는 초상화의 공개가 "김정은 통치의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설명의 근거로 △군대를 앞세운 ‘선군정치’를 표방한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지난 4월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는 점 △지난 6월에는 싱가포르로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점 △중국만 올해 3차례 방문하는 등 여러 나라를 상대로 외교적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애써온 점을 꼽았다.

    김수 분석가는 "김정은이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 앞서 셀카를 찍고 행인들에게 미소를 지은 점 등은 세심하게 공들인 이미지를 통해 관계를 구축하고 외국 지도자들의 호감을 사는데 도움을 줬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초상화에서 인민복 대신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맨 것 역시 "아버지 김정일의 은둔적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북한 미술을 전공한 조지타운대학교의 문범강 교수는 "김정은이 자신의 초상화를 그릴 화가를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정도로 공을 들였다"며 "이 초상화가 앞으로 대량 제작돼 전국 각지에 내걸리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