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사회정책·경제정책 통합적 운영 주문"…부동산·경제 지적엔 적극 반박
  • ▲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 ⓒ뉴시스 DB
    ▲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 ⓒ뉴시스 DB
    문재인 정부 집권 초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정책실장 간 '투톱 불화설' 때문이었을까.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명확히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통합적 운영이라는 방향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저에게 사회정책 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했던 사람으로서 주문이 있었고, 경제운용에 관해선 부총리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주라는 것으로 저는 이해했다"고 말했다.

    김수현 실장은 "정책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으로서 경제부총리의 활동을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더 이상 투톱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엄중히 대처하고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김수현 실장은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에 대해 "종전에 누가 이걸 하고, 저걸 한다는 거 자체가 오히려 문제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소득주도성장 밀고 나가면서도… 용어는 '포용적 성장' 앞세워

    김수현 실장은 이날 기자들에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정책 구상에 힘을 쏟겠다"며 "당면한 소득불평등· 저성장·저출산 도전을 극복하고,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와 함께 궁극적으로 포용국가 달성 방향은 명확하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속도와 균형에 있어서는 염려들이 있을 것인데, 신임 부총리가 지휘봉을 잘 이끌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집권 초 실시했던 소득주도성장 등 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소득주도 성장 대신 '포용국가'라는 단어를 앞세운 셈이다.

    김 실장은 '속도 조절론'에 대해 묻자 "경제환경이 달라지는 시점에 놓여있기 때문에 지난 1년 6개월간 진행됐던 정책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수현 실장은 앞으로 소득주도 성장은 누가 주도하느냐는 질문에는 "누가 주도한다는 게 좀 그렇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서로 분리할 수 없는 패키지"라면서도 "그 안에서 속도나 성과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 방향에 대해서는 전혀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김수현 실장은 1기 경제팀의 평가에 대해 "제가 감히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의 큰 틀과 경제정책의 방향을 잘 잡아주셨고, 그 틀 속에서 성과를 거두고 하방압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관리를 잘하는 숙제를 2기 팀들이 맡게 되지 않았다 싶다"고 했다.

    ◆몸 낮췄지만 비판엔 단호히 반박

    '원팀'을 부르짖으며 몸을 낮췄지만, 김수현 실장은 자신을 향한 비판엔 단호히 반박했다.

    김수현 실장은 "제가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는 걱정이 있는 것 같은데 제가 경제학을 (전공)했다 안했다 식의 논의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청와대 안에도 경제보좌관·일자리 수석·경제보좌관 등의 전문가가 있다. 저는 이분들이 과감하게 협업, 현장에서 내각과 함께 일하도록 뒷받침해드리면서 전체 국정관리를 조율하는 방향을 맡겠다"고 답했다.

    나아가 강남 집값의 현저한 상승 야기 등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공교롭게 노무현 정부, 사실은 박근혜 후반부부터 상승세 들어선 바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에 주기성이 있어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오르고 내리는 과정을 다 겪은 바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개인의 책임에 대해서 언제나 깊이 생각하고 있지만 어쨌든 지난 9·13대책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조금이라도 불안한 여지 발생한다면 선제적 대처함으로써 국민이 안심할 수 있또록 하겠단 게 정부 입장"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김 수석은 "당면 현안은 현안대로 각 수석이 챙기는 한편, 저는 미래를 위한 성장과 혁신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김 실장은 자신이 사회수석을 맡으면서 담당하고 있었던 부동산과 탈원전 정책을 경제 관료 출신인 윤종원 경제수석에 이관키로 결정했다.

    ◆ "장하성 실장이 주머니 줬다"

    한편 김수현 실장은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떠나면서 저한테 빨간주머니, 파란주머니 하나를 주고 갔다. 어려울 때 열어보라 했다"고 말했다.

    이는 〈삼국지 연의〉에서 유비가 오나라 주유의 계략에 빠져 위기에 처할 것을 미리 내다본 제갈량이 조운에 3가지 계책을 비단주머니에 넣어 주면서 "위기가 있을 때마다 꺼내 보라"고 이른 것을 빗댄 것이다. 사실이라면 장하성 실장 본인이 제갈량을 흉내내어 김수현 실장에 당부를 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