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체 ‘레코디드 퓨처’ 인용해 북한 사기 공개…“암호화폐 상장한다" 돈 끌어 모은 뒤 상장폐지
  • ▲ 북한이 직접 만든 암호화폐라는 '인터스텔라 홀드'의 상장 직후부터 최근까지 시가총액 그래프. ⓒ코인마켓캡 닷컴 관련화면 캡쳐.
    ▲ 북한이 직접 만든 암호화폐라는 '인터스텔라 홀드'의 상장 직후부터 최근까지 시가총액 그래프. ⓒ코인마켓캡 닷컴 관련화면 캡쳐.
    북한이 해킹으로 암호화폐를 탈취하려 한다는 주장은 2017년부터 나왔다. 올 들어 국내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과 ‘유빗’ 등도 북한에게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암호화폐를 만들어 상장하는 식으로 투자사기까지 쳤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27일 보안업체 ‘레코디드 퓨처’를 인용해 북한의 암호화폐 사기 사건의 전모를 보도했다. ‘레코디드 퓨처’에 따르면, 북한은 2018년 초 ‘인터스텔라 홀드(일명 홀드)’라는 암호화폐를 상장한다며 투자자금을 끌어 모았다고 한다. ‘인터스텔라 홀드’는 처음 만들어져 상장된 뒤에는 거래가 됐으나 곧 상장 폐지 됐고, 이후 이름을 ‘후주’로 바꾸고 상장과 상장폐지를 거듭했다고 한다. 현재 ‘인터스텔라 홀드’는 완전히 사라졌고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었다고 한다.

    프리실라 모리우치 레코디드 퓨처 전략위협국장은 “인터스텔라 홀드를 운영하는 ‘노드’에서 북한발 접속이 상당히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면서 “북한의 암호화폐 발행 사기 행태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모리우치 국장은 “지금까지는 북한이 불법 조직을 사이버 활동에 동원한다는 심증만 있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그 연결고리가 처음으로 뚜렷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실제 ‘코인 마켓 캡’ 등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에서 확인한 결과 ‘인터스텔라 홀드’는 2017년 12월 하순 시가총액이 1,200만 달러(한화 약 136억 6,500만 원)을 넘었으나 2월 18일 이후 하락을 거듭해 지난 8월 중순부터는 그 가치가 사실상 0원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보안업체들을 인용, “북한 정권이 암호화폐 사기에 해외 조직을 적극 동원하고 있다”면서 “과거 투자자금만 받아 챙겨 잠적한 암호화폐 ‘마린 체인’ 사기의 주범은 5년 전부터 싱가포르에서 북한 선박의 제재 회피를 도운 풍카콩 선장”이라고 전했다.

    매튜 하 美민주주의 수호재단(FDD) 연구원은 “피해 액수가 적은 금융사기는 주목을 덜 받으면서도 북한 정권이 장기간 동안 돈을 축적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 정권의 자금조달 수법이 점점 치밀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 불법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