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보도 "4개월 내 시정 안되면 비준수 국가로 규정… 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 어려워"
  • ▲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세러모니를 하는 북한 김은국 선수. 그는 이후 금지약물 복용이 드러나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세러모니를 하는 북한 김은국 선수. 그는 이후 금지약물 복용이 드러나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북한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032년 올림픽은 남북공동개최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런데 이 계획이 북한의 불법적인 행동 때문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9월 29일 세계 反도핑기구(WADA) 대변인실 관계자를 인용, “WADA가 북한에게 중요한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4개월 내에 시정하도록 경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WADA 관계자는 “(북한의) 위반 수위에 따라 어떤 조치를 내릴지 결정할 것”이라면서 “만약 북한이 4개월 내에 규정위반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별도의 절차 없이 자동적으로 ‘비준수 국가’로 분류된다”고 밝혔다고 한다.

    WADA가 ‘반도핑 규정 비준수국가’로 지정할 경우 올림픽, 패럴림픽과 같은 대규모 국제대회 참가 및 해당 국가의 대회 개최는 제약을 받는다. 실제로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때 러시아는 ‘반도핑 규정 비준수국가’로 지정돼 올림픽 출전을 금지당했다. 때문에 러시아 선수들은 올림픽 깃발을 내걸고 개인자격(OAR, Olympic Athletes from Russia,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단)으로 출전하는 수모를 겪었다.

    WADA 관계자는 북한이 어떤 위반을 했는지, 어떤 징계를 내릴 것인지는 4개월 뒤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 운동선수들은 과거 몇 차례 불법약물 사용으로 적발된 바 있다”면서 관련 사례를 소개했다. 실제로 2011년에는 북한 여자축구 대표선수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4년 알마티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역도선수 김은국은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핑 테스트에 적발돼 금메달을 박탈당한 바 있다. 북한 여자역도 김은주, 리정화 선수 또한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핑테스트에 적발돼 선수자격 정지처분을 받았다.

    북한이 WADA의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체육통합 계획은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예선부터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시키고, 2032년에는 남북이 올림픽을 공동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반도핑 규정 비준수국가’가 되면, 남북 공동 올림픽 개최는커녕 남북단일팀 구성부터 불가능해지는 것이다.